충북 정치, 막다른 골목에서 서바이벌 게임 하나?
충북 정치, 막다른 골목에서 서바이벌 게임 하나?
  • 안형기<건국대 글로컬캠퍼스 행정학부 교수>
  • 승인 2018.02.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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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안형기<건국대 글로컬캠퍼스 행정학부 교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 정치 상황을 보면 막다른 골목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충북은 전통적으로 집권당 친화적 성향을 보였다. 자연히 민주당의 후보자에 관심이 쏠린다.

충주지역에서 이번 선거의 풍향은 이시종 현 지사의 선택에 달렸다. 이시종 지사는 여당인 민주당 소속이다. 3선 제한 조항 때문에 올해 지방선거는 이 지사의 마지막 지사 선거다. 나이도 71세다. 도전자인 오제세 의원의 연령은 69세인데, 그 역시 이번에 낙선하면 도지사 선거에 재도전할 수가 없다. 양자 모두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형국이다.

필자가 사는 충주지역 시장 출마자들도 마찬가지다. 우건도 지역위원장의 나이가 69세다. 마지막 도전이 될 듯하다. 시장선거에서 한 발 뺀 듯한 모양을 취하고는 있지만 한창희 전 시장도 이번 선거에서 재기를 노릴 법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사실 그는 이번에 출마자격을 득하던가, 아니면 최소한 민주당 충주지역위원장 자리라도 확보해야 다음 기회라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민주당 후보들 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충주에선 이시종 지사가 오랫동안 지역 맹주 역할을 해왔으니 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오제세 의원 출마 선언으로 그런 그의 위상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시종 지사 체제에서 충주지역은 도지사 선거와 자치단체장 선거가 항상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선거 역시 예외는 아닐 것 같다. 특히 이번 6·13 지방선거 전후로 충주지역 정가는 예측 불허의 상황을 보여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민주당의 경우 누가 지역위원장이 되느냐 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한창희 전 시장이 지역위원장이 되면 맹정섭과 그 추종자들이 더욱 격렬하게 반발할 수 있다. 이미 맹정섭의 복당 신청을 두고 두 사람 간의 설전이 벌어진 바 있다는 점이 이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한창희 전 시장이 아닌 제3의 인물을 위원장으로 세울 경우 노회한 한 전 시장이 오제세 의원과 손잡고 시장 경선에 나서는 그야말로 외길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이시종 지사의 표가 상당히 잠식당하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명확하다. 어쩌면 이 지사가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고 한 전 시장이 출마 선언해서 우건도 전 시장과 경합하게 될 경우 이 지사나 충주 유권자들은 이들 둘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어느 쪽이든 이 지사의 입장은 매우 긴장된다.

한창희 대 우건도, 충주 민주당은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기로에 서 있다. 중앙당 입장이 중요한 변수이기는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자못 흥미를 끈다. 이 지사의 마음속 결단도 궁금해진다. 만에 하나 오제세 의원이 경선을 포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더라도 그는 도당위원장 자리에 있으면서 지방선거 과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이시종 지사나 오제세 의원 둘 다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것 같다. 충주지역의 경우 도지사 선거와 맞물려 갈수록 점입가경을 보일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충주는 현역 국회의원, 시장 모두 한국당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대선 그 좋은 분위기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5%밖에 못 이겼다. 어찌 되었든 지방선거 120일 전이 되는 2월13일까지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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