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힘들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8.01.29 2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 이준희 차장(제천주재)

지난해 연말 최악의 화재참사가 제천에서 발생했다.

2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부상자 40여명과 유가족들이 화재 발생 40여일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화재참사로 전 국민이 애도를 표하며 슬퍼하고 있는 와중에 또다시 밀양에서 화재 참사가 발생해 허탈한 마음마저 든다.

특히 가까운 이웃, 친지, 부모형제를 아무런 예고도 없이 떠나 보낸 이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며 모두가 마음 아파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아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번 화재참사로 자연치유도시 제천의 위상은 끝도 없이 추락했고 화재참사 도시로 낙인 찍혀 그동안 이뤄 놓은 많은 것들을 한순간에 잃었다.

경기침체로 힘든 가운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화재로 위축된 제천 상권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말연시 특수를 누려야 할 식당가들은 화재 발생으로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소리 없는 아우성만 이어졌다.

특히 하소동 일대는 랜드마크였던 건물이 불에 탄 채 그대로 노출돼 시민의 발길이 뚝 끊기는 등 매출액이 급감한 점포가 줄을 잇고 있다.

화재현장 주변은 식당, 주점, 제과점, 노래방, 안경점, 미용실, 약국, 마트 등 7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는 제천의 신흥상권 중심지였다.

이들 점포 사장들은 그동안 주차장을 내어주고 영업을 잠시 중단하는 등 진정으로 애도하면서 매출에 상관없이 사고 수습이 잘 되기만을 기도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40여일이 지나도록 곳곳에 게첨된 `유가족님께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희생자들께 애도를 표합니다'등의 현수막들로 인해 이곳으로 선뜻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로인해 이곳의 상권은 거의 초토화 됐다. 침통한 분위기다.

이에 제천시는 시청 지하식당 영업을 잠시 중단하고 외부 음식점 이용을 권장했으며 공직자 500여명을 동원해 하소동 주변 식당가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등 상권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또 충북도와 제천시는 재난지역선포를 정부에 건의했지만 상권이 초토화된 현시점에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한 점포 사장 A씨는 “바로 앞에 화재가 난 건물이 있는데 누가 와서 식사를 하겠냐”며 건물에 가림막이라도 설치해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호소하고 있다.

몹시도 아픈 현실이지만 이를 가슴에 담고 또다시 이런 슬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내일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어쩔수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화재참사에 대한 사후조치는 관계기관에 맡기고 일상으로 돌아 가야 한다.

아프고 처참한 현실이지만 이런 끔찍한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는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하루하루를 어려운 여건에서 생활하고 있는 시민들도 보듬어야 할 시점이다.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