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찾기
외계인 찾기
  • 권재술<전 한국교원대 총장>
  • 승인 2018.01.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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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시간의 문앞에서
▲ 권재술

지금까지 인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했다. 달에 생명체가 없는 것은 분명하고 수성이나 금성에 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가장 관심을 갖는 행성은 화성인데, 지금까지의 탐사 결과는 실망스럽게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우리가 찾는 외계 생명체가 사람과 같은 고등지능을 가진 존재나 동물, 식물 같은 생명체만은 아니다. 아직 인류는 박테리아나 심지어 바이러스 수준의 생명체조차 찾지 못했다. 더 나아가 인류는 현존하는 생명체가 아니라 아주 먼 과거에 있었던 증거라도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 최소한 태양계 내에서는 이직까지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스푸트니크 1호를 시발점으로 수많은 인공위성, 루나 1호를 시작으로 보스토크, 화성, 익스플로러, 마리나, 아폴로 등 수많은 우주선을 올려서 태양계의 목성, 토성, 해왕성, 명왕성 등 태양계의 거의 가장자리까지 탐사를 계속하고 있다. 사실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생명체를 발견할 확률은 더욱 작아지기 때문에 태양계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구는 생명체들로 만원이다. 조그만 빈터만 있어도 잡초가 난다. 사람 몸에, 땅에, 공기에 얼마나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이 있는가? 의사와 농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는 죽이는 일을 훨씬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흔해 빠진 생명체가 지구를 벗어난 그 광활한 태양계에 한 개도 없단 말인가? 지구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특별한 행성이란 말인가?

옛날에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었기에 지구가 특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계의 한 행성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로는 지구가 특별하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 되었다. 이것이 과학자들의 믿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를 탐구하면 할수록 자꾸만 지구가 특별한 것처럼 보이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구 밖 어디에서도 생명의 존재를 아직 찾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한 좌절에도 과학자들은 지구가 특별할 수는 없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 우주에는 수많은 은하가 있고, 그 수많은 은하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고, 그 수많은 별들에는 또 많은 행성들이 있다. 이 우주에는 은하가 약 천억 개, 각 은하에는 별이 약 천억 개, 각별에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 적어도 십여 개씩은 있을 것이다. 만약 지구와 같은 행성 만 개에 한 깨 꼴로 생명체가 있고, 생명체가 있는 행성 만 개에 한 개꼴로 고등지능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 은하에만 해도 고등지능을 가진 존재가 수천이 될 것이고, 우주 전체로 보면 수백조가 넘는 별에 고등지능이 존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중에는 우리보다 더 미개한 족속도 있겠지만 우리보다 더 뛰어난 족속도 있을 것이다. 우주에 생명체가 있고 더 나아가 인간과 같은 고등지능을 가진 존재가 있다는 것은 과학적인 논리로 보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외계 생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외계 지능에 대한 탐사는 외계로부터 오는 전파를 조사하는 일이다. 그 첫 시도는 1960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국립전파천문대에 시작한 SATI가 있고, 그 후에도 1983년 영화감독 스필버그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META 등 여러 프로젝트가 있다. 이들은 모두 외계인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전파를 찾는 일이다. 만약 외계에 우리보다 뛰어난 지능이 존재한다면 그들이 우리를 찾고 있을 것이고 그 방법으로 전파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74년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망원경에서 우리도 외계인에게 전파(아레시보 메시지)를 발사했다. 약 2만5000광년 떨어진 헤르쿨레스자리 구상성단의 M13을 향해서. 하지만 그 회신을 우리가 받으려면 5만년을 기다려야 한다! 5만년 뒤에 받을 편지를, 그것도 받는다는 보장도 없는 편지를 보내는 과학자들! 가장 합리적이라고 하는 그들이 왜 시인들이나 할 법한 일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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