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기대하며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기대하며
  • 김대식<청주시 서원구 건축과 주무관>
  • 승인 2018.01.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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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대식

가끔 필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 근처의 공원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약간 쌀쌀함을 느끼는 겨울 날씨이지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걷다 보면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풍경(?)들이 나타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무분별하게 흩어져 있는 반려견의 배설물들이다. 그 배설물들은 견주들의 무책임한 자세에서 기인하다. 잠시의 귀찮음으로 처리하지 않은 배설물들을 본 시민들의 마음에는 반려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싹트게 되고, 예절을 지키며 건전한 반려견 문화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견주들에게 대한 적대감(?)까지 가지게 하고 있다.

지난해 어느 연예인의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죽인 사고가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물론 그 사건을 계기로 견주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은 다소 높아진 것 같기는 하다. 가끔 거리에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보면 이전과는 달리 목줄을 챙겨 나오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작은 견종의 반려견들은 주인들의 안전 불감으로 목줄 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견주들은 보통 자신의 애견은 작고 순해서 사람을 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반려견들이 다른 사람들을 무는 습성이 있는지 없는지 그것을 주변 사람들이 알 수도 없고 목줄 없이 뛰어다니는 반려견들을 보는 것 자체가 그 사람들에게는 공포심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방송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필자도 이런 프로그램들을 자주 보며 어떤 때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동물들에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받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며 특히 안타까운 것은 방치돼 버려진 반려동물에 대한 문제이다. 이렇게 버려진 동물들은 들짐승화되거나 유기견으로 처리되는 등 사회문제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 역시 반려동물주들의 욕심과 무책임에서 발생한다.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장난감 선물하듯이 분양받기도 하고 단지 귀여워서 또는 본인이 외로워서 등 일시적인 감정으로 분양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을 분양받는다는 것은 아이를 입양하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할 것 같다. 몇 년 전 반려견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필자가 돌이켜 보면 반려견으로부터 많은 즐거움과 위안을 받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비용, 시간, 노력이 소요되고 반려견들이 늙고 병들고 죽음으로 이별의 시간을 맞이하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다.

필자의 아들들도 반려견을 키우자고 자주 졸라대곤 한다. 그때마다 필자의 경험들을 이야기해주면 아이들은 일단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다며 물러서곤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적인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본인의 여건을 잘 검토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면 마당이 없는 공동주택에 살면서 대형견들을 키운다든지 1인 가구 직장인이나 어린 아기들을 둔 가정에서 반려견을 키운다든가 하는 것은 여건에 맞지 않아 본인이나 반려견도 고통을 겪을 수 있고, 본의 아니게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반려동물인구 1000만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반려동물주들의 책임있는 마음가짐, 안전의식,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인식들이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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