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만종 직통열차 편성해야
오송~만종 직통열차 편성해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1.24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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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ICT로 하나 되는 평창동계올림픽 콘퍼런스'에 참가차 강릉에 와 있다. 5G 통신기술과 IoT, VR, AR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는 평창올림픽을 미리 체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청주에서 기차를 타고 강릉에 오기 위해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다 보니 5G 시대와 정반대인 2G 같은 철도연결망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콘퍼런스 주최 측은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경강선을 탈 것을 요구했지만, 나는 제천을 경유해 가로질러 가는 방법을 택했다.

증평역에서 아침 9시 49분에 출발하는 충북선 무궁화호에 올랐더니 10시 54분 제천역에 도착했다. 문제는 제천역에서였다. 강릉으로 가려면 제천역에서 태백선으로 환승해 원주시 만종역까지 51.6km를 가야 하는데 다음 기차가 낮 12시에 있는 것이다.

1시간 6분을 제천역에서 기다려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제천역은 지금 새 역사를 짓는 공사를 하고 있고 임시역사는 좁고 사람들로 붐볐다. 힘겹게 버틴 뒤 만종역으로 가는 태백선 기차에 올라 50분을 달렸고, 거기서 KTX로 갈아탔다.

지금 우리는 KTX시대, 5G 통신기술이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오송에서 강릉까지 가는데 환승을 두 번이나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최소한 오송역에서 만종역까지 직통열차가 있고, 이를 연계하는 KTX를 탈 수 있다면 서울에 갔다가 다시 강릉행 KTX를 타지 않아도 된다.

순수 탑승시간과 요금으로만 따지면 제천을 거쳐 가는 게 서울을 거쳐 가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다.

오송~제천(무궁화)~만종(무궁화)~강릉(KTX)구간(289.1km)은 186분 동안 2만7100원이 든다. 오송~서울(KTX)~강릉(KTX) 구간(347.3km)은 167분 걸리고 4만6100원을 내야 한다.

오송~제천~만종~강릉 구간이 오송~서울~강릉보다 19분 더 걸리지만, 요금은 1만9000원이나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충북선 구간의 고속선화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오송~제천~만종 구간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이다. 결국 문제는 대기시간이다.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오송에서 만종까지 직통열차가 있어야 한다. 오송에서 만종까지 가는 직통열차가 없기 때문에 제천에서 갈아타느라 기다리는 시간이 최대 1시간 30분이나 된다.

제천에서 강릉으로 가는 환승편은 하루에 3번 있다. 오송에서 출발한다면 3대 중 1대는 탈 수 없고, 나머지 2대는 최소한 1시간 이상을 제천역에서 기다려야 한다.

이 문제는 교통편의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고려해봐야 한다. 오송~만종 간 직통열차가 개통된다면 충북도민뿐만 아니라 전라도나 경상도 지역에서 오송과 제천을 거쳐 강릉으로 가는 이용객들이 늘 것이다. KTX오송역 유치의 명분이 되었던 국토 X축 철도망을 더 빨리 현실화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충북도부터 관심을 갖고 하루빨리 해결하기를 바란다. 요즘 여러모로 `충북패싱'현상이 심화하면서 충북만 고립되는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은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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