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想像)
상상(想像)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8.01.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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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청주 사람이다.” “내가 사는 청주는 어떤 도시인가?” <청주문화도시 마스터플랜>을 작성 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집중적으로 찾아보았다.

`직지, 철당간, 고인쇄박물관, 창조, 교육, 문화, 가로수길, 생명쌀, 여유, 느림, 약수, 맑음, 사통팔달, 연결, 균형, 조화, 교통 요충지'가 조사를 통해 찾아낸 청주의 이미지다. 이를 다시 정리해보니 직지를 상징으로 한 교육과 문화, 환경을 중심으로 한 생명과 여유, 지리적 특징을 배경으로 한 소통과 연결의 이미지가 핵심으로 나타났다. 청주는 `직지, 생명, 소통(연결)'을 품은 도시다.

이중 직지는 청주의 전통적 이미지인 교육과 문화도시의 대표적 상징이자 가장 강력한 역사적 유물이며 내일의 에너지다. 직지는 무엇인가? 책이다. 어떤 책이라서 중요한가? 담긴 내용인가? 저자인가? 출간연도인가? 인쇄기법인가? 모두 맞는 답이기도 하고 혹은 틀린 답이기도 하다. 직지의 가치는 금속활자로 인쇄한 가장 오랜 된 책에 있다. `금속활자 인쇄술'이라는 독창적 기술혁명의 증거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금속활자 인쇄술의 실용화, 이것이 다 인가? 아니다. 금속활자 인쇄술이 인류문명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금속활자 인쇄술은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는 핵심 매체인 `책'을 대량으로 만들고 보급하는 새로운 미디어기술을 창안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식과 정보'가 보편화되어 `지식 독점화 사회'에서 `지식 민주화 사회'로 나간 것이다. 또한 산업혁명, 종교혁명, 시민혁명을 촉발시키는 에너지가 되고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과 결합하여 인류 문명의 새 지평을 연 단초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신기술'의 고안과 지식의 보편화가 그 본질인가? 아니다. 직지의 핵심 본질은 필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발상, 새로운 생각, 새로운 관점인`상상'에 있다. 인간의 상상력은 새로운 생각과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가진 가장 큰 능력이자 핵심 역량이다. 직지의 본성(本性)은 바로 이 `상상(想像)'에 있는 것이다. 사물과 세상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생각하고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직지가 어제도 소중했고 오늘도 소중하고 내일도 소중할 이유인 것이다. 상상은 교육과 문화를 통해 길러지고 연결을 통해 확산된다. 또한 사람과 생명을 위해 가치 있게 사용되어야만 한다.

올 10월에 `직지와 생명, 소통의 도시'청주에서 `직지 코리아'가 열린다. 직지코리아에서 빛나는 청주의 상상력이 세상의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청주가 꾸는 문화의 꿈이 세계가 함께 꾸는 새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기쁨을 나누고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미디어가 되기를 바란다. 평창 올림픽이 `평화의 제전'이 된다면 직지 코리아는 `상상의 제전'되기를 바란다. 시민 모두가 사랑하고 즐겁게 참여하며 자부심으로 가득 찬 `시민 중심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직지가 보여 줄 새로운 꿈과 희망으로 함께 설렐 10월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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