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때문에
바람 때문에
  • 임도순<수필가>
  • 승인 2018.0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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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 임도순

새해가 되었다. 해가 바뀌면서 각오를 새롭게 하며 꿈을 키운다.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는 변함이 없어도 마음속에 새겨지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누구나 다짐을 한다. 삶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는 욕망에 불을 지핀다. 크고 작은 바람이 달성되어 보다 나은 삶을 누리려는 마음 때문이다. 높은 산이나 바닷가를 찾아 조금이라도 빨리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기도하는 것은 스스로를 위안하는 내면의 세계가 있어서가 아닐까.

새해 첫날이 허망했던 추억이 있다. 1990년대 드라마 모래시계로 강원도에 정동진이 해돋이 명소로 시작될 때다. 나는 버스를 타고 무박 2일 일정으로 해맞이를 떠났다. 큰딸의 대입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려는 의도에서다. 해뜨기 조금 전에 도착하여 해맞이까지는 좋았다. 그 후 다른 목적지로 출발은 했지만 좁은 지역에 수많은 차량이 몰려 이동이 안 된다. 몇 시간을 두고 차 안에서 기다리다, 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늦은 밤에야 집에 도착하였다. 새해 첫날 해맞이 명소에서 버스 안에 갇혀 지루하게 보내며 고생한 기억이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져 있다.

새해의 바람은 상황에 따라 변한다. 퇴직하기 전에는 신상에 대한 욕구가 많이 숨어 있었으나 요즈음은 자식을 향한다. 결혼 연령대가 높아짐이 매우 불안하다. 짝을 이루어야 풀어지는 소망이 점점 커진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인연의 고리가 이어지기를 바람으로 갖는다. 의 뜻이 있어야 하기에 지금은 기다려야 한다. 가족이 탈 없이 웃으며 행복하게 지내는 것으로 목표를 삼는다.

나는 가끔 지나온 삶에 대하여 질문을 던져 본다. 십 년을 돌려준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비해 어떻게 살겠는가를. 얼떨결에 훨씬 더 잘 산다고 대답해보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하는 의심이 된다. 남에게 물어보면 여러 가지 답이 나온다. 쓸데없는 질문이라는 의견, 더 잘 살겠다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똑같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황당하기는 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십 년 후에 똑같은 물음을 한다면 최선을 다해 살았노라고 자신있는 답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산다.

작심삼일. 결심한 일을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나온 사자성어다. 해마다 반복하여 사용한다. 뜻을 세우고 실천하여 결실을 보기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단계별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천하며 목표를 달성하려면 끈기도 필요하고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 중간에 나타나는 장애물을 제거하려면 결단도 필요하다. 성공도 버릇이라고 한다. 포기도 마찬가지다. 중도에서 멈추는 일이 반복되면 매사에 똑같이 연계된다.

바람을 위하여 꿈을 실현하는 과정은 스스로가 풀어야 하는 과제다. 가는 길이 순탄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고 끈기로 가다 보면 좋은 결실로 맺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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