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
  • 박구식<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장>
  • 승인 2018.01.17 2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 박구식<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장>

농업은 식량생산 외에도 정서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공기의 소중함을 못 느끼는 것처럼 농업이 주는 이로움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농업은 공익적으로 수자원 함양, 대기 정화, 토양 유실 방지 및 홍수 예방, 아름다운 경관 제공 등 생태환경 보전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농촌진흥청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67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세월이 흐른 지금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그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 공익가치를 살펴보면 홍수 조절 및 수자원 함양에 53조4000억원, 대기 정화와 기후 순환에 11조7000억원, 수질 정화에 3000억원, 토양 유실 방지 및 보전에 2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중 홍수 조절 및 수자원 함양 부분을 보면, 우리나라 논 면적 89만6000㏊에 10㎝ 높이로 담수한다면 8억9600톤을 저수할 수 있고 이들 논이 지하수를 수용할 수 있는 연간 수용량이 143억톤으로 우리나라 댐 저수량에 2.3배에 달하는 양이다.

여름철 일시 내린 비를 산과 농경지에서 가둬 홍수와 토양유실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는 돈으로 환산되지 않은 아름다운 경관도 있다.

봄이면 논밭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의 싱그러움과 바람에 일렁이며 춤추는 보리이삭, 가을엔 온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넉넉한 마음을 주는 경치는 도시민들의 각박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농업 농촌에 대한 보상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최근 도시민과 농업인간의 소득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으며 2016년 도시민 소득에 비해 63.4% 불과해 농업 농촌의 열악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14년 농협 통계자료에 의하면 각국 농업보조금 지원 비중을 생산자 총 수취액(농업총생산액+재정지출액)으로 환산한 결과 지원 비율이 우리나라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 9.8%보다 훨씬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다.

스위스 같은 경우에는 무려 35.8%로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농업보조금 지원율이 높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농업을 단순히 식량 생산에 국한해 평가하지 말고 농업이 주는 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줘 농업인들의 노고를 진정으로 읽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