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급 대거 물갈이’ 남택화 인사카드 통할까
‘경정급 대거 물갈이’ 남택화 인사카드 통할까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8.01.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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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한 내부 분위기 바꾸고 공평한 인사 문화 정착 취지

충북청내 경정급 보직 근무기간 4년 이상 11자리 변경

다음주 쯤 단행… 이전투구식 `요직 쟁탈' 현상 소멸 기대
`근무 기간 4년 이상 된 보직은 모두 바꿔라'

남택화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취임 한 달 만에 꺼낸 `경정급 대거 물갈이'라는 인사 카드다.

침체한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 공평한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취지에서다.

14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주 경정급 이하 경관들에 대한 인사 내신을 마친 후 다음 주쯤 전보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전보인사에서는 충북청 내 경정급 보직 가운데 근무 기간이 4년 이상 된 11자리가 바뀐다.

인사·정보통신운영·정보1·생활안전·여성보호·아동청소년·여성청소년수사·경비경호계장과 국제범죄수사대장, 광역수사대장, 마약수사대장 자리다.

정보통신운영계장은 일반 공무원이 맡게 되고, 나머지 10석은 모두 물갈이된다.

15일 예정된 내부 공모를 통해 후보자를 접수, 심사위원회의 평갇심사를 거쳐 10개 보직 적임자가 정해진다.

응모 자격은 현 부서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넘었으면 가능하다.

일선 경찰서에서도 1년 이상 근무했다면 이번 공모를 통해 `지방청 입성'을 노릴 수 있다.

징계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징계처분·직위해제를 받은 직원은 제외된다. 총경 승진에 따라 공석이 된 보직을 포함해 많아야 서너 자리 정도 공모했던 예전과 비교하면 이번 인사는 매우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개 경쟁을 통해 주요 보직에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적격자를 선발하고 공정·투명한 인사 풍토 정착을 위해 직위 공모 절차를 밟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장 직위를 `내놔야'하는 대상자를 포함해 모든 경정·경감급들은 새로운 보직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다른 직원들의 이동 경로를 가늠해 자신의 노선을 정하고, 알음알음 귀동냥에도 적극적인 분위기다.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인사에는 경직된 조직 문화를 쇄신하겠다는 남택화 청장의 인사 기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 방침을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대세다.

과거 인사 풍토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알토란'같은 보직 부여는 청장의 고유 권한이었다. 대부분의 요직은 `청장 라인'들이 꿰찼던 게 사실이다.

몇몇 요직은 청장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체계가 갖춰 있고, 청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친밀도를 형성할 수 있어 인사상 혜택을 받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최근 몇 년간 총경·경정 계급장을 단 간부들만 봐도 줄곧 청 내에서만 근무한 데다, 승진대열에 오르면 핵심 보직을 `장기집권'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이번 인사 지침이 총경 승진의 길목인 요직을 꿰차려 이전투구식 경쟁을 벌여 온 악습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 쇄신과 개인 능력에 방점을 둔 남택화 청장의 인사 기조가 고착화된 이전투구식 `요직 쟁탈'현상을 소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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