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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을 이시종지사보다 더 좋아하는 이유 - 2

주말논단 임성재<칼럼니스트>l승인2018.01.12l수정2018.01.1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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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전지현은 6년 전에 귀촌했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과 벌이를 내려놓고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잘살던 수도권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조그만 농촌마을에 내려와 산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은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자녀들의 교육을 생각해서라도 내려가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 그런데도 그가 미원으로 내려오기로 결심한 것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서였다. 돈과 사회적 지위가 가져다주는 외형적인 행복이 아닌 가난해도 마음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미원에서 내려와 시작한 일은 햄버거 가게다. 전혀 경험이 없는 햄버거 가게를 차린 것은 미원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드나들 쉼터 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예상대로 그의 햄버거 가게는 아이들의 쉼터가 되었고, 그는 어느덧 아이들에게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뽀르뚜가 아저씨가 되어 그들과 함께 웃고 우는 사이가 되었다.

그가 온종일 서서 일하는 가스불 위 후드 한 면에는 미원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처로 나가 대학을 진학했거나 사회에 진출한 아이들의 증명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다. 언제나 그에게 삶의 나침판이 되어주는 귀한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은 미원에 오면 으레 햄버거 가게를 찾아와 근황을 보고하고, 미원에서 후배들을 위해 도울 일을 찾아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아낌없이 내놓고 돌아간다.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내려온 미원에서 전지현은 깨달았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웃이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햄버거 가게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며 배운 삶의 교훈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이웃의 행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 농사도 안 지으면서 미원농민회에 가입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미원교육공동체의 사무국장을 맡아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그리고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다시 돌아오는 미원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시종 지사는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새해 포부를 밝혔다. 주된 내용은 충북의 인구가 163만 명을 돌파했다, 충북의 경제비중이 전국대비 3.54%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경제 성장률이 전국평균인 2.8%의 두 배나 되는 5.8%를 기록했다, 40조 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했다면서 올해는 전국대비 3.77%의 경제비중을 달성하고 `충북미래비전 2040과 세계화'의 초석을 다져나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가슴에 와 닿지를 않는다. 그 목표를 달성해서 도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바꿔놓겠다는 얘기는 없다. 이시종 지사의 말대로 그런 수치를 달성한다면 충북도민들의 삶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 의문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역사를 통해 경제 수치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직접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013년부터 영충호 시대를 주장해왔다. 충청도의 인구가 호남을 앞질렀으니 충청도가 국가의 주축으로 나서야 하고 충북이 그 리더가 되겠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전국대비 4% 경제를 달성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하필 왜 4%인지, 4% 경제를 달성하면 도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은 들어보질 못했다. 그가 주장하는 것들은 모두 구호이거나 경제지표들이다. 숫자에 불과하다. 큰 기업들이 추구할 법한 목표와 외침일 뿐이다. 과연 충북도민의 민생은 얼마나 안전하며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과 기울임이 얼마나 있는지 묻고 싶다.

충북은 지리적인 여건이나 인구와 산업구조상 다른 시도를 뛰어넘는 경제성장을 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경제지표가 아니라도 충북만의 가치를 개발하여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하게 하는 충북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텐데 답답할 뿐이다. 많은 도민이 반대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 쏟아 부을 예산으로 전국최초로 완전한 농민월급제를 시행한다거나 청년수당을 신설한다는 등 도민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도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미원의 햄버거 가게 전지현은 물질이 아닌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삶을 위해 충북의 시골마을에 내려와 마을과 이웃을 위해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데, 충북의 도지사는 오늘도 경제지표에 매달리고 있다. 이것이 내가 전지현을 이시종 지사보다 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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