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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의 조우(遭遇)

금요칼럼-시간의 문앞에서 권재술<전 한국교원대 총장>l승인2018.01.12l수정2018.01.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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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 ET는 아마도 외계인 영화로는 독보적 흥행을 기록한 영화일 것이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우정을 다룬 영화로 얼마나 감동적이었던가?

먼 훗날 있을지도 모르는 외계인과의 조우가 이런 애틋한 사랑의 만남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냉철하게 생각해 보면 ET와 같은 외계인과의 만남이란 불가능하다. 우선 이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ET는 지구인과 닮아도 너무나 많이 닮았다.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렇게 지구인과 비슷한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아마도 60억 지구인 모두 자기가 상상한 외계인을 그려 놓았다가 먼 훗날 실제로 외계인이 나타났을 때, 그 그림 중의 하나라도 실제 외계인과 유사한 것이 있다면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상상력을 동원하더라도 외계인의 실제 모습은 우리의 상상 밖에 있을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어떤 동물들도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 짐승들은 말할 것 없고, 물고기나 개구리도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 왜 이러한 유사성이 존재할까? 그것은 이 모든 동물들이 동일한 진화과정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우리의 족보를 더듬어 올라가 보면 김씨와 이씨의 조상이 같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더 올라가 보면, 우리와 아프리카 흑인의 조상이 같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더 올라가 보면 원숭이나 고릴라의 조상이 우리의 조상이었을 것이고, 더 올라가 보면 개구리와 뱀, 그리고 물고기의 조상이 우리의 조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ET의 조상은 결코 우리의 조상이 될 수 없다. 그러니 외계인의 모습은 우리와 물고기가 다른 것보다 훨씬 더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도 원자적 수준에서는 유사성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육체도 수소, 질소, 산소 등으로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자적 수준에서는 유사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의 육체가 우리와 같은 단백질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우리와 같은 DNA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런 외계인과 사랑을 한다고? 소가 웃을 일이다.

우주로 갈 것도 없이 지구에 있는 우리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외계인과 평화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인류는 한 민족이 자기의 영역을 넓혀 가는 과정에서 다른 민족들을 어떻게 했던가? 서로 섹스를 나눌 수 있고 공통의 자손을 퍼트릴 수도 있는 사이인 다른 민족 간에도 잔인한 인종청소가 일어났는데, 유사성이 없는 외계인과 평화롭게 만날 것이라고? 서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가 죽이든지 죽임을 당하든지 둘 중의 하나뿐이다. 협상이나 타협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면에서 아직까지 우리가 외계인과 맞닥뜨리지 않은 것이 이 지구인에게는 행운이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외계인을 찾아가기 전에 외계인이 우리를 찾아오는 순간, 그날은 인류 재앙의 날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를 찾아오는 외계인은 당연히 우리보다 훨씬 발달된 문명을 이룩한 존재일 것이니 그들의 침략을 막을 힘이 우리에게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외계인은 아직도 오지 않았을까? 우리보다 발달된 문명을 가진 외계 문명이 우주에 없기 때문일까? 별이 수천억 개가 있는 우리 은하, 그런 은하가 수천억 개가 있는 이 우주에 우리보다 발달된 문명이 없을 가능성보다는 있을 가능성이 더 많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아직 오지 않았을까? 그들이 너무 멀리 있어서 아직 도착하지 못했을까? 우리 은하의 크기가 십만 광년인데 다른 은하까지의 거리는 수백억 광년이나 될 것이니, 오고 있다고 해도 아직 도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그들이 몇천 광년, 몇백 광년 거리에, 아니면 아주 가까이 와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외계인, 당신은 기다려지는가? 아니면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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