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고려 불감 기증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불감 기증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1.11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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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

10번째 문화재 기증 눈길

휴대용으로 희소한 상자형

고려 14세기 말 제작 추정

연말 대고려전서 전시 예정

づ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은 최근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고려 불감(佛龕)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후원 단체인 YFM(Young Friends of the Museum)은 지난해 모금을 벌여 일본에 있던 고려 불감을 구입했고,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는 무술년에 기증키로 했다.

づ국립중앙박물관회의 문화재 기증은 이번이 10번째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고려 나전경함, 간다라불상, 비슈누상, 미투라상 등을 기증했다.

YFM은 づ국립중앙박물관회의 차세대 리더 그룹으로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젊은 경영인들이 중심이 돼 2008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문화 후원 친목 단체다.

이번에 기증된 고려 불감은 휴대용 불감으로 사찰 이외의 장소에서 예불을 돕는 기능을 하며 탑을 세울 때 안에 봉안되기도 했다. 이러한 소형 금속제 불감은 고려 말 조선 초에 집중적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15여 점이 전한다.

소형 불감은 상자 형태에 지붕 모양 뚜껑이 있는 전각형과 지붕이 없는 상자형으로 구분되며 후자의 사례가 적다. 고려 불감은 희소한 상자형 불감이며, 고려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돼 가치가 높다.

가장 주목할 점은 불감 내부의 석가여래 설법 장면을 타출 기법으로 제작한 부조 장식이다. 금강역사상이 새겨진 문을 열면, 중앙에 석가여래가 있고, 좌우의 협시보살, 10대 제자와 팔부중(八部衆·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이 있는 여래설법도가 새겨진 얇은 금속판이 덧대어 있다. 고려시대 불감 중 유일하게 팔부중이 등장하는 여래설법도로써 조선 후기에 유행한 영산회상도의 시원으로 볼 수 있다.

불감과 함께 전래된 관음보살상은 이 시기에 제작된 원·명대 불상 영향을 받은 소형 금동상과 양식적으로 상통하는 요소가 많다. 불감 내부의 고정 장치와 보살상의 크기를 보았을 때, 원래는 2구의 상이 불감 안에 안치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불감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불감의 뚜껑, 앞면, 뒷면과 문이 순동으로 제작되었음을 확인했다. 반면 보살상은 재질이 은이며, 금으로 도금해 제작됐다.

YFM의 고려 불감 기증이 의미가 있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만으로 전해져 오다가 국내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불감은 일제강점기 대구의 병원장으로 고미술 소장가였던 이치다 지로가 소장한 후 광복 이후 그의 가족이 일본으로 가져갔고 약 30년 전에 고미술상이 구입해 소유하고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2월4일부터 2019년3월3일까지 열리는 `대고려전'특별전에 전시할 예정이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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