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1.10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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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지난해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충북도 소통특보 논란에 대한 다양한 원인분석이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소통특보 논란의 원인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구조론’, ‘시민단체 역할론’, ‘도지사 자질론’으로 묶을 수 있겠다.

지역사회 구조론은 ‘충북사회와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폐쇄성과 보수성’을 근원에 두고 있다. 소통특보 논란의 근원은 지역사회가 너무 보수적인데다, 공무원들이 폐쇄적이어서 자질이 충분한 송재봉씨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런 분석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 해 5월 충북도공무원노조가 개방형 직위인 충북도 여성정책관의 도 공무원 내정을 두고 시민단체가 반발했을 때 “비상식적인 언행으로 민관협력을 저해하는 시민단체들이 각종 위원회 등을 통해 도정에 참여하는 것을 중단시켜야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공무원 사회가 시민단체를 ‘비상식적인 언행으로 민관협력을 저해하는’으로 보는 시각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시민단체 역할론도 급부상했다. ‘자리에 맞는 인물인지에 대한 검증과 고민부족’과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평갗를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사실 지역사회에서 시민단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이 정도인지 잘 몰랐다. 앞으로도 일부시민단체에 대한 비판이 나올수있다. 시민단체 일부 인사들의 처신에 대한 비난도 시작될 것이고, 당장 후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이 될 ‘도지사 자질론’은 핵심적인 문제제기인데도, 다들 쉬쉬하는 대목이다.

‘개인과의 약속, 도민과의 약속을 자신의 3선 도전을 위해 헌신짝처럼 버린 행위’로 대변되는 이시종 도지사의 돌변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대하다.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제는 원인 분석이 됐으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직사회는 시민들과 대립할게 아니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시민위에 있는 공무원은 없다.

억울하게 도매금으로 매도된 시민단체들도 이번 기회에 자성의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왜 시민들과 떨어지게 됐는지, 왜 지방권력과 ‘불가근 불가원’을 지키지 못했는지 등에 대해서다.

도지사도 반성해야 한다. 모양새 구겼다고 치부할일이 아니다. 이 상황은 모두가 자신이 만든 것이다. 진정한 협치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제 모두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송재봉씨는 소통특보 논란이 정점을 치달을 때인 지난 해 12월 27일 페이스북에 채근담에 나오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소개했다.

남을 대하기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게 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가을 서리처럼 엄정하게 해야 한다는 뜻을 가진 글이다.

송씨는 여기에 덧붙여 “지금까지 난 이렇게 살았나 하며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늠해 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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