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란 무엇일까
술이란 무엇일까
  •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
  • 승인 2018.01.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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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

`주취 감경'은 술에 취해 저지른 죄니 본래의 죄보다 가볍게 처벌한다는 음주에 관대한 문화의 산물이다. 음주가무에 능한 민족이라 생긴 문화일까? 술은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 또 술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진 것일까?

술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최고 여신인 이시스의 남편 오시리스가 곡물 신에게 맥주 만드는 법을, 그리스 신화에서는 디오니소스가 이카리오스라는 사람에게 포도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고, 로마신화에서는 바카스가 처음으로 술을 빚었다고 한다. 문헌상으로는 BC 7,000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지역마다 그 시기가 다양하다.

그러나 인류보다 원숭이들이 처음 만들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원숭이들이 주식인 과일을 바위틈에 저장한 것이 자연 발효되어 술이 되었는데 이를 보고 인간들이 술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술을 원숭이가 만들었다고 원주(猿酒)라고 한다. 그러나 술은 당분을 포함한 물질이 자연에 널린 효모가 분해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해산물을 주식으로 하는 에스키모인들에게는 술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술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무엇일까?

지구 상에 생존했던 생물의 사체를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주는 것이 다양한 미생물이다. 이 과정에서 미생물의 종류와 분해되는 물질에 따라 생성물질이 달라진다. 그 생성물을 인간이 이용할 수 없으면 부패, 이용할 수 있으면 발효라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빵 곰팡이에 의해 빵이 분해되면 사람이 먹을 수 없기에 부패라고 하고 메주 곰팡이가 삶은 콩을 분해시킨 것은 된장, 간장, 고추장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먹을 수 있기에 발효라고 한다. 이처럼 미생물의 활동 결과 생긴 발효 중의 하나가 알코올 발효이다. 이는 효모가 포도당, 과당 같은 당류를 분해해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효모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당을 분해하지만 이때 생긴 에탄올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산소가 필요 없어 혐기성 발효라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술은 인간의 역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술 먹은 인간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 탈무드의 술 기원에 대한 신화이다.

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심고 있을 때 악마가 찾아와 무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인간은 아주 달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이며 그 즙을 마시면 아주 행복해진다고 말하자 악마는 자기도 그 일을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양과 사자와 원숭이와 돼지를 죽여 그 피를 거름으로 부었다. 이렇게 태어난 포도로 빚은 포도주를 마시기 시작할 때는 양처럼 온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조금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 부르며, 더 많이 마시면 돼지처럼 토하고 뒹굴며 추해진다고 한다. 이는 술이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알코올이 뇌의 신경전달 물질의 흐름을 방해해서 정상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행동이다.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몸에 받지 않는 탓도 있지만 술 먹고 돼지처럼 추해졌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기 때문이다. 술 취해서 한 말과 행동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인격이 수양이 덜 되어서다. 황진이의 유혹을 물리친 화담처럼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인격이 수양 됐다면 그때 나도 한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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