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취지는 어디 가고
교장공모제, 취지는 어디 가고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1.09 19:5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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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김금란 부장(취재3팀)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를 두고 교육계가 시끄럽다.

학교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자고 시작한 좋은 취지에도 교육계는 찬반으로 갈라져 갈등을 빚고 있다.

취지를 제대로 살린다면 이만큼 좋은 제도는 없다. 학교를 살리고 학생을 살리자는데 반대할 교사도 학부모도 없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7일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응모할 수 있는 학교 비율 제한(15%)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유능한 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교장공모제 확대 추진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응모할 수 있는 학교 비율은 내부형 공모학교의 15%(7개교 신청 시 1개교 가능)로 제한했다. 하지만 올해 9월1일자부터는 내부형 공모학교 모두 교장자격증 미소지자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의 방침이 발표되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진보 성향의 전교조 등은 환영을, 보수 성향의 한국교총과 학부모 단체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전교조는“교장공모제 확대가 교육 자치와 학교 민주주의 실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표명한 반면 한국교총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은 “내부형 공모교장 확대는 민주주의를 가장해 특정노조 출신 인사 교장 만들기 하이패스 제도로 교육계 안정성과 교장승진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교총은 내부형 공모교장 확대 폐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운동에 돌입했고 9일 기준으로 1만6416명이 동참했다.

내부형 공모교장이 시행되기 전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지원자격이 주어진 초빙교장제가 시행됐을 때 전교조는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초빙교장제 개선을 요구한 적이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교장들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된다며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실 8년 교장 임기를 채우고도 남은 정년 때문에 공모교장에 매달리거나 전문직을 전전하는 교원들이 많았다.

내부형 공모교장이 시행되면서 능력 있는 평교사들이 공모교장으로 임명되기는 했지만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전교조 출신 교사들의 공모교장 임명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교장 자격 미소지자 공모교장(2012~2016년 임명) 53명 중 전교조 출신이 37명, 전교조로 추정되는 인물 5명 등 81%가 전교조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충북도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공모교장 11명 중 8명이 평교사 출신이고, 이들 대부분 전교조 출신이다.

교장자격증 소지자가 지원하는 초빙형이든,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또는 내부형이든 학생만 바라본다면 시끄러울 이유가 없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교사가 어느 단체에 가입됐는지 교장 자격증이 있는지보다 학생과 학교에 대한 열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임기가 만료된 공모교장들은 욕심을 버리고 교장 임기를 채우고도 정년이 남을 경우 원로교사로 돌아가 교단을 지키면 되고, 평교사라면 규정에 따라 임용되기 직전의 직위로 복귀하면 된다.

진보교육감들이 자기사람을 심는 수단으로, 교장 자격증 소지자들이 임기 연장 수단으로 교장공모제를 악용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교육계는 반성해야 한다. 학생은 안중에 없고 자리만 연연해 하는 교육계 민 낯을 드러낸 것 같아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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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엽산 2018-01-10 20:36:15
교감도 못할 평교사를 교장으로 직행시킨다면 교감을 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사기저하는 누가 보상할것인가.

손중호 2018-01-10 11:35:14
무자격 교장 공모제 확산 정책을 막기 위해서 '청와대 국민청원' 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청원에 참여해 주셔야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79404

친구 2018-01-10 00:19:33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한 기사! 기자는 마치 신선이나 된듯 교육계를 바라보네요. 학생을 사랑해 왔고 학교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갖고자 오랜동안 준비해 온 분들을 밥그릇 싸움질이나 하는 사람들로 몰아부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