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나를 만드는 Passion
Fashion, 나를 만드는 Passion
  • 이수경<충청대 패션학과 교수>
  • 승인 2018.01.03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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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이수경

2018년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어쩌면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열정과 확신, 기대감으로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 당연함 속에 작심삼일이라고 오늘에 와서는 확신이 의구심으로 바뀌고, 열정이 일상의 무료함으로, 기대감이 그럼 그렇지로 바뀌는 것을 느끼며 평상시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열심히 달리다 어느 날 돌아보니 나 자신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는 말을 주검거리기엔 나는 아직 젊고 나는 아직 나를 포기하지 못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생각이 든다면 누구보다 더 자신을 사랑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힘내는 나 자신을 만들어보자. 우리가 처한 사회적인 상황에서 개인과 대면하는 상대방은, 외모를 통해 사회적 관계와 의사소통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James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내면에는 자신을 통제하는 진자아가 있어 주위의 여러 가지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으며 나를 형성한다고 한다.

이에는 물질적, 사회적, 정신적인 세 가지 요인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명품심리 같은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외면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가치까지 평가받는다고 여기는 심리, 세 번째는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이 어떤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이다. 이 세 가지 요인은 모두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데, 감정은 내 마음이 외부로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포커페이스가 아닌 이상 표시가 나게 되어 있다.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개인의 패션 감각과 비슷하여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분노와 슬픔, 질투, 연민 같은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고 하더라도 나쁜 감정을 빈티지한 옷을 입은 것처럼 털털하고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고, 행복하고 기쁨이 넘칠 때처럼 화려하고 비싼 명품을 걸쳤다 하더라도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마지못해 입은 옷인 양 금방이라도 벗어버리고 싶은 감정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의복이 갖는 감정적인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 만남에서의 의복이 지닌 상징성 때문이다. 특히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패션이 첫인상의 중요한 단서로서의 역할을 한다. 패션은 외모와 함께 상대방에게 무언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첫 번 만남에서 끝날 수도 다음 만남으로 이어질 수도 있게 한다.

이렇듯 패션은 자아의 한 구성 요소이고 자아가 형성되고 확인되는 외모의 한 측면이며 자기에 대한 정체감·기분·태도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상징이다. 또한 자기가치, 자존심의 표현으로서 지각되며, 자기 평가의 감정적인 한 요소로서 인정된다.

새해가 시작되었음에도 기대했던 기쁜 일이나 생각지 못한 슬픈 일에 감정의 기복이 생긴다면 그럴 때일수록 화려하고 멋지게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서보자. “세상은 부끄러운 육체를 은폐하기 위한 옷을 요구하기보다, 능력과 육체의 외형에 걸맞은 패션차별을 방임한다.”는 사회진화론처럼 패션은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고 자존감과 긍정적 정서를 향상시킴으로써 심리적·정신적 치료에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Fashion을 자신의 욕망과 나의 의지를 매개하는 수단으로 활용해보자. 나의 자존감 향상과 부정적인 정서를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은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것임에, 그것은 내가 보는 나를, 남이 보는 나조차도 Passion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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