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척보면 압니다” … 발병 예측 모형 개발
“치매 척보면 압니다” … 발병 예측 모형 개발
  • 뉴시스
  • 승인 2017.12.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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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간 면담 검사후 경도인지장애 환자 예측

추가 검증 단계 … 상용화땐 발병지연·예방 등 가능

#1 A씨는 시아버지가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어 걱정이 크다. 치매가 발병하면 의료비는 물론 간병비 부담도 큰 데, 막상 닥칠 때까지 아무런 준비도 할 수가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의사에게 물어도 “일반적으로는 3년마다 60% 정도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뿐이다. 개인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A씨처럼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던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막막함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사와 환자간 2~3시간짜리 면담 검사만으로 치매발병 가능성을 확률로 나타낼 수 있는 있는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아직 추가 검증 단계를 남겨 놓고 있지만, 상용화 될 경우 조기 진단을 통한 치매 발병지연·예방 등을 통해 환자·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치매발병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로 발병하지는 않았지만 인지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 발병 전단계 환자를 의미한다.

이 모델은 그동안 이미 치매로 판명된 환자의 인지기능평가를 위해 실시하는 `신경심리검사'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발병 가능성 예측에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개인별 치매위험지수를 매겨 3년 내 치매 진행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했다. 연령이나 ◆기억장애 정도 ◆양상 ◆인지장애 영역 등 변수별 점수를 합산해 치매 전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이는 현장인력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모그램(계산도표)로 나타낸다. 치매 발병 조기예측 분야에서 노모그램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는 의사-환자간 면담 방식으로 진행된다. 30여 페이지에 달하는 기억·인지분야 문항을 통해 위험도를 구할 수 있다. 검사에는 약 2~3시간이 걸린다고 보건연구원은 설명했다.

발병 예측모형의 일치도는 7 5% 이상으로, 예측력이 좋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발병 조기 진단법으로 활용되는 뇌영상검사(아밀로이드 PET 영상)의 일치도(91%·2년 후 치매전환 예측)보다 정확성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비용의 뇌 영상촬영을 하지 않고, 매우 적은 비용으로도 조기 예측이 가능한 것이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싼 뇌영상 촬영없이 영상에 대한 사후 분석 인력·시간도 필요없이 치매 발병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연구와 가장 큰 차이졈이라며 “노모그램을 통해 임상 적용도 매우 간단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치매 사회적 비용은 연간 11조7000억원(2013년 기준)으로 노인인구 급증으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며 “치매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지만, 발병을 지연시키를 수 있는 완화제는 개발돼 있어 조기 발견할 경우 지연과 유병률 감소 효과와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임상적용을 위해 추후 더 많은 대상자를 통해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동시에 저하된 경우, 시각기억력만 저하될 때에 비해 3년 이내 치매 전환 가능성이 4.3배였다.

또 후기 기억장애인 경우 초기 기억장애에 비해 2.2배,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기억력저하 단독만 있을 때에 비해 3.6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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