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된 플라타너스 결국 `폐기물 신세'
45년 된 플라타너스 결국 `폐기물 신세'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7.12.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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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공고땐 수억 가치 불구 위험물 지정 탓 임의 처리

산척면서도 도로조성 등 이유 메타세콰이어 절단 논란
▲ 충주 중원대로변 45년된 플라타너스가 밑둥만 남아 있다.

속보=충주시가 45년 된 플라타너스 나무를 잘라내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본보 12월13일자 9면 보도) 이번에는 매각공고 논란이 불거졌다.

시는 지난 12일 중원대로 충주IC 입구에서 황산마을 입구까지 500m 구간에 위치한 플라타너스 나무 57그루를 `위험물'로 간주해 모두 베어냈다.

지난 9월 강풍으로 나무 하나가 인근 충북선 철로에 쓰러져 2~3시간 가량 운행이 중단됐고, 2011년 9월에도, 2012년 7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이유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구간 플라타너스가 과연 `위험물'에 속하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런 이유라면 충주시 가로수 전체를 베어내야 하냐는 말이다.

특히 충주의 명물로 여겨지는 수십년 된 나무를 조각조각 내 시민정서를 해친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벌목 이후에도 벌어졌다.

충주시가 이날 잘라낸 나무 부산물을 폐기물 처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유림은 일반적으로 벌목이 이뤄졌을 시 매각공고를 통해 부산물을 처리하게 돼 있다. 그럴 경우 감정평가를 거쳐 나무 1주당 가치를 매긴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벌목된 45년된 플라타너스는 1그루 당 수백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냥 매각했으면 수억원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나무가 위험물로 지정됐기 때문에 벌목업자가 임의로 처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충주시는 시 차원의 공공이익을 도모하기 보다는 일방적 행정으로 공공재산을 단순 폐기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현재 나무 부산물은 기업도시 쪽에 모아 놓은 상태이고, 농가가 원한다면 땔감으로 제공할 계획도 있다”며 “국유림이라도 위험물로 지정되면 지자체에서 벌목 권한이 있는 만큼,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주시는 시민들의 이런 비난과 우려에도 대책회의 한 번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최근에는 산척면에 도로 조성을 이유로 메타세콰이어 40그루 중 23그루도 절단해 환경단체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충주 윤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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