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 김정민<청주시 서원구 주무관>
  • 승인 2017.12.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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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정민

욕심이 앞서 무리한 신년 계획을 세우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2017년 달력이 한 장도 채 남지 않았다. 작년 늦가을에 임용돼 겨울, 봄, 여름, 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 1년을 꽉 채웠다. 급여명세서가 2호봉으로 바뀌고 무사히 공직생활 1년 차를 보낸 지금,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자 한다.

2016년 늦가을. 막 발령받아 전화가 울리면 겁부터 나고 “감사합니다~ 서원구청 세무과 000입니다~” 하는 인사말조차 버거웠던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어떤 한 조직의 구성원이 됐다는 사실에 새삼 뿌듯해 행복함을 감출 수 없어 여기저기 웃고만 다녔다.

그리고 겨울이 됐다. 세무과는 맡은 업무에 따라 바쁜 시기가 다르다. 나의 업무는 등록면허세(면허), 지역자원시설세(특자), 지방세 제증명, 카드 수납이며, 이 중 등록면허세(면허)가 가장 비중을 크게 차지한다.

잠깐 면허세를 소개하자면 각종 법령에 규정된 면허·허갇인갇등록·지정·검사·검열·심사 등 특정한 영업설비 또는 행위에 대한 권리의 설정, 금지의 해제 또는 신고의 수리 등 행정청의 행위를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면허의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그 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면허에 대해서는 매년 1월 1일을 과세기준일로 삼아 그 면허가 경신된 것으로 보고 1월에 정기분 면허세를 부과하는데 바로 이 정기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에서 연초까지 분주한 편이다.

팀장을 비롯한 여러 동료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대장 정비를 마무리하고, 정기분 고지서를 내보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고지서가 송달된 이후 문의 전화가 쏟아져 들어와 수화기를 내려놓을 새 없이 다시 울리고는 했다.

어떻게 정기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봄을 맞이했다. 뉴스에서나 들어보았던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근무, 벚꽃 단속,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았던 신규 교육에 대통령선거 투표사무원까지…. 지난봄은 하나하나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 찬 계절이었다.

여름에는 청주에 유례없던 집중 폭우로 인해 수해 현장에 나가 복구 작업을 돕기도 했다.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도움의 손길에 고마워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공직생활에 대한 뿌듯함을 느꼈다.

이번 가을은 나에게는 조금 더 특별했는데, 팀장님의 추천으로 참가하게 된 시정연구모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이탈리아로 해외연수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벗어나 지구 저편,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시 겨울. 업무가 바뀌지 않았기에 한 번 더 등록면허세(면허) 정기분 부과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업무를 몰라서'어려웠다면 지금은 오히려 `알기 때문에' 조금 더 부담되고, 어려움을 느끼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처 다 적지 못했지만 공직생활에 갓 입문한 나의 지난 1년은 이러했다. 선배 공직자들에게는 일상으로 접하는 일일지라도 새내기인 나에게는 모든 것이 `공직자'로서 처음 경험해보는 일들이었다. 앞으로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적응이 되고, 어쩌면 반복적인 일상으로 마음이 무뎌질 텐데 처음 공직생활에 들어왔을 때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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