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와 송재봉 소통특보에 대해
이시종 충북지사와 송재봉 소통특보에 대해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12.1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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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편집위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민선 6기가 저물어 가고 있다.

3선의 영예를 누린 유영훈 진천군수와 임각수 괴산군수가 불명예스럽게 중도 하차했고, 초대 통합 청주시장의 영예를 안은 이승훈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하는 등 상처투성이였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지금 충주·제천시장과 영동·진천·괴산·단양군수는 재선을 위해, 충북지사와 보은·옥천·증평·음성 군수는 3선을 위해 자신들의 치적 홍보에 여념이 없고, 도전자들은 현직 약점 잡기와 존재감 확산에 골몰하고 있다.

이런 때에 이시종 충북지사가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을 `도민소통특별보좌관(이하 소통특보)'으로 내정해 지역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도민과 소통을 잘하기 위해 송 내정자를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특채했는데 되레 논란의 중심에 섰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소통특보는 행정자치부가 민관 소통을 통한 `협치 거버넌스'를 추진하기 위해 새로 신설한 자리다. 관료 중심의 고착화된 의사 결정과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 과감한 혁신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문제는 소통특보가 부지사(1급 관리관) 다음으로 높은 2급(이사관) 신분이라는 점과 송 센터장이 진보진영의 행동대장이라는데 있다.

이 지사가 채용한 기존 비서관 또는 보좌관들이 대부분 5급(사무관) 상당인데 도청 국장(3급 부이사관) 보다 높은 자리이고, 정무부지사에 이어 소통특보까지 진보진영 인사를 앉히니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은 이 지사의 3선용 인사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도청 공무원들도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겨 자충수란 언론의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여론이 좋지 않자 이 지사가 이례적으로 SNS를 통해 송재봉 특보의 내정 배경과 활용계획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이해를 구했으나 논란은 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논란은 크게 3가지로 대별된다.

채용시점의 적절성과 송재봉이 그럴만한 그릇인가와 잘해낼 것인가이다.

첫째, 채용시점의 순수성에 대한 의문부호이다.

이 지사가 소통특보는 민·관 협치(거버넌스)의 상징으로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라 했지만 당내 경쟁자인 오제세 의원을 경선에서 따돌리고 본선에서 집토끼를 확실히 지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인사라 보기 때문이다.

둘째, 송재봉 센터장이 과연 2급 고위관료 깜인가이다.

비록 6개월짜리 전문임기제 공무원이긴 하나 부지사 다음의 지방공무원 최고위직에 합당한 인물인가 대한 의문이다.

9급 출신 공무원들이 꿈조차 꿀 수 없는 높은 자리를 48세에 불과한 시민사회운동가 꿰차는데 곱지 않은 시선이 있지만 그의 활동영역과 내공으로 보면 감당할 수 있는 자리라 여겨진다.

셋째, 소통특보의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인가이다.

송 내정자는 1993년 충북시민회(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시민사회운동을 시작해 충북참여연대 사무국장과 사무처장을 거친 후 2012년부터 충북NGO센터장을 맡아 온 행정력과 투쟁력을 겸비한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그동안 오송역 유치, 첨복단지·청주공항 민영화 반대, 세종역 반대 등 각종 도정현안에 대해 논리를 만들고 투쟁에 앞장서 지역 권리찾기에 혁혁한 공을 세웠기에 진보진영을 아우르고 대정부 투쟁은 잘하리라 사료되지만 의회는 물론 중도·보수층을 아우르는 데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보인다.

송 특보가 연착륙해 공무원의 안전성과 시민운동가의 역동성이 어우러지면 도정에 알파가 될 수 있음이니 지켜볼 일이다.

아무튼 인사는 도지사 고유권한이고 비판은 도민들의 권리이자 자유이다.

이번 인사가 이 지사의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송 센터장의 변신이 위기인지 기회인지는 6개월 후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다.

도민들의 총체적인 심판이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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