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야당 도지사 피해의식 버려야
이 지사 야당 도지사 피해의식 버려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12.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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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최근 이시종 충북지사의 정무부지사에 이어 소통특보 인사를 놓고 지역의 여론이 좋지 않다. 외부에서는 물론 도청 내부에서조차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다.

이 지사가 소통특보에 시민단체 인사를 전격발탁한 것을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

도정에 현안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냈고 지원군 역할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지난 8년간 지원에 대한 보은( 報恩)인사를 강행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또한 마지막 3선 고지 도전을 앞두고 있어 시민단체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사의 인사 행태는 야당에 빌미를 제공하거나 중도층을 이탈시키고 보수 쪽 결집을 강화시켜 주면서 자신을 스스로 코너로 몰고 가는 자충수(自充手)를 두는 것 같아 소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무엇보다 인사 시기가 문제다. 임기를 불과 몇 개월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소통특보 임명이 과연 적절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선거용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이 지사 스스로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도의회에서 “선거용 인사”, “도청에 선거 캠프를 차렸다”라며 일제히 성토에 나서도록 만들었고, 특히 야당의 거센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심지어 정우택 의원으로부터는 `쇼통'이라고 조롱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남은 임기 야당과 보수 쪽과는 거리가 생기게 됐다. 과연 이것을 두고 누가 소통이라고 생각하겠는가.

특히 앞으로 도의회와의 관계는 물론 보수의 색채를 띤 사회단체와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은 더 자명해졌다. 사안이 있을 때마다 선거와 연계할 것이 분명하고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지 않을 게 뻔하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지사가 이례적으로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궁색한 변명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이 지사도 이제 시민단체를 앞세워 현안을 풀어가려는 의도는 버려야 한다. 여당 도지사답게 도정을 이끌기 바란다. 야당 도지사 8년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비난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도정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이시종 지사는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되고 더 많은 피해를 입는다.

이 지사가 큰 잘못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편향된 인사로 도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무엇보다 이 지사가 말하는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선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 지사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도민들은 말뿐인 소통보다 진실한 소통의 의지를 보여주길 원하다는 걸 되돌아 봐야 한다.

거듭된 인사 논란에 대해 이 지사가 직접 배경을 설명했고 인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어차피 인사는 이루어졌고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소통특보 역할의 중요성은 그만큼 커졌다.

의회와는 물론 중도·보수층을 아우르는 행보를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선거와 관련된 듯한 언행을 극도로 자제하고 소통특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소통의 근간을 무너뜨려선 안 된다.

민심은 물과 같이 무섭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듯이 하루아침에 돌아서는 게 민심이다. 지난 8년 열정과 노력으로 도정을 이끌어 왔다고 도민들은 아직 믿고 있다. 이 지사가 민선 6기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더욱 자세를 낮추며 소통과 협치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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