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예술영재교육 현장을 찾아서
충북 예술영재교육 현장을 찾아서
  • 강석범<한국교원학교부설고 교사>
  • 승인 2017.12.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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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강석범

지난 8일 충북예술고등학교(교장 이계원)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그날은 마침 충북 유일의 예술영재 특수목적 학교인 충북예술고등학교(이하 충북예고)부설 예술영재원 학생들의 수료식 및 발표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로비에는 참신한 미술작품들이 부스별로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었고, 평일 늦은 저녁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공연장에 들어서자 약 400석 규모의 좌석들이 공연시작 30분 전에 이미 관객들로 꽉 차있었습니다. 심지어 관람석 뒷부분에 삼삼오오 모여서 서성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최근 필자가 참석했던 지방공연 중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클래식 공연이 만석을 채운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충북예고는 몇 년 전부터 부설 예술영재원을 개교해 도내 중학교 재학생 중 음악, 무용, 미술 영재 각 20명씩 60명의 영재 학생을 선발하여 연간 100시간 이상의 영재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초등부분에도 음악 영재 20명을 선발하여 총 80명 규모로 전공이론 및 실기, 테마별 체험학습, 영재캠프 등 영재교육의 폭과 깊이를 더하였습니다.

초등부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으로 한 이날의 공연은 피아노, 민요,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약 1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의 열기를, 공연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열정적인 환호와 박수로 지지해 주었습니다.

학생들의 공연 수준도 정말 좋았지만, 공연의 질적 결과는 잠시 접어두고 필자에게 가장 감동적이었던 사실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예술영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 어린 눈빛이었습니다.

보통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유아기를 거쳐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에 이르러서 소위 입시교육으로 그 관심이 옮겨가며, 보통교육에서의 예술에 대한 관심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적 현실을 인정하면서 지난 8일 보여줬던 예술영재들의 공연과 공연장을 만석으로 만들어준 관객의 애정은 충북예술교육의 또 다른 현주소를 보여주는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상 학생들이 일반학생들이 아니고 엘리트 영재교육 대상자들이라는 한계점을 인정하면서도 공연장의 열기는 이러한 한계점을 충분히 넘고도 남았습니다.

이러한 결실은 예술영재교육을 주관하는 충북예고부설예술영재원의 체계적인 지도와 충북도교육청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더해져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교육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예술교육은 꾸준한 관심과 그 관심의 지속가능 여부가 결실을 보여주게 됩니다.

예술영재교육의 목표가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예술가 발레리나 강수진,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 그런 미완의 기대주들이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보아주고 박수쳐주고 애정을 보여줄 때 우리는 강수진과 조성진을 넘어서는 멋진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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