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대 규모 선발...대학가 공시생 광풍
내년 최대 규모 선발...대학가 공시생 광풍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12.11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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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기대감에 너도나도...대학, 휴학·자퇴·미복학 증가 울상
▲ 첨부용. 지난 7월 서울 동작구 에듀윌 서울대방학원에서 열린 '2018년도 9급 공무원 시험대비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참석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7.07.09./뉴시스

내년에 선발할 공무원 인원이 12년 만에 최대 규모로 알려지면서 대학가가 들썩이고 있다.

대학은 공무원 시험 준비로 휴학생과 자퇴, 미복학생 증가로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대학생들은 군 복무를 마친 예비 복학생부터 직종 관련성이 없는 학과 학생들까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6일 공무원(국가직) 9475명을 증원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애초 정부가 내놓은 1만2221명보다 2746명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비롯한 지자체 재원으로 충당하는 지방직 등은 애초 정부안 그대로 1만5000명을 유지하기로 해 국가직과 지방직을 포함하면 내년도 공무원(국가직+지방직) 전체 선발 규모는 2만4475명에 이른다.

여야가 합의한 국가직 선발 인원 9475명은 경찰(파출소·지구대 순찰 인력), 부사관, 생활·안전 밀접분야(근로감독관·질병검역·건설·화학 안전·세관·출입국 관리) 등이다. 지자체 재원으로 신규 채용하는 인원(1만5000명)은 교사(국가직), 사회복지직, 소방직 등이다.

대학가에서는 내년에 대규모 인원을 선발하는 직종과 관련된 경찰행정학과, 부사관과, 소방행정학과 재학생들이 내년 시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찰 인력의 대규모 채용 소식에 충청대학교 경찰행정과의 경우 이번 겨울방학 기간 청주시내 학원과 협약을 맺고 재학생들의 수강료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한 대학에서 박문각 온라인 강좌를 별도로 구입해 재학생들에게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경찰행정과 교수들은 재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수시로 상담에 나섰다.

충청대 경찰행정과 교수는 “올해 경찰행정과 학생 4명이 합격했는데 내년에는 선발인원이 급증해 더 많은 합격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요즘은 군 제대를 마친 학생들이 찾아와 시험 문의를 하기도 하고 타 학과 학생들도 경찰 시험에 대해 질의하는 경우가 많아 공무원 시험에 대한 재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증원 소식에 대학은 울상이다.

공무원 선발 인원이 증가하면 재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이유로 휴학, 자퇴 비율이 높아지고 군 복무를 마친 대학생들의 복학비율은 낮아진다.

도내 A대학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김모씨는 “내년 3월 복학을 할 생각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공무원 대규모 증원 소식을 듣고 복학을 미루기로 했다”며 “대학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어 고시학원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B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선발 인원이 증가하면 대학들은 자퇴하고 휴학하고 미복학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로 인해 학과 유지가 어려워 힘들어 한다”며 “지방대학의 경우 빠져나간 인원만큼 채워야 하는데 재학생 충원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뽑을 신입생은 부족하고 어렵게 입학한 학생들은 공무원 시험으로 남아있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발간한 `2017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공무원 정원은 참여정부 때인 2006년 2만 6187명을 선발한 이후 내년엔 12년 만에 가장 많은 2만447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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