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의원, 李지사와 차별화된 게 무엇인가
吳의원, 李지사와 차별화된 게 무엇인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12.10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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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내년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당내 공천 경쟁자인 오제세 국회의원이 이시종 지사의 `3선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오 의원은 충북지역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후배에게 도지사 선거 출마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할 만큼 했고 이제 후배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지사의 용퇴를 압박하는 발언이지만 버거운 경쟁자에 대한 사전 견제의 의미가 짙은 듯하다.

오 의원은 7일에도 “(도지사)는 도민을 위한 심부름꾼이고 봉사자인데 이런 어려운 자리를 도민이 8년간 심부름꾼으로 부려 먹었으면 좀 쉬게 해야지 4년 더 일을 시키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지사에게 3선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종용한 셈이다.

오 의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지사의 도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지사가 큰 관심을 갖거나 처음 용어를 사용한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와 영충호 용어가 그것이다.

이 지사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오 의원은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며 이 지사를 자극하는 형국이다. 오 의원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오 의원이 이 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지역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의 성격상 이런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 의원의 이 지사 비판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내년 도지사 선거에 지역의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와 경쟁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그만큼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효과도 봤다.

오 의원이 이 지사의 도정을 공개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정치인 중 도정의 주요 사업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도 처음이지만 이 지사와 차별화가 선거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후배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꺼내 든 카드는 오히려 후폭풍을 맞았다. 이 지사가 나이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자신의 나이도 적지 않다는 점만 오히려 부각시킨 꼴이 됐다.

8년을 했으니 더 이상 미련을 두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도 득보다 실이 많았다. 자신의 4선 국회의원은 많은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오 의원의 주장대로 이 지사가 고령이고 재선까지 했으니 물러나라고 외치는 것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발등을 스스로 찍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선거전에 도움될 리 없다.

이 시점에서 오 의원이 이 지사와 다른 점을 부각할 수 있는 것은 정책 차별화뿐이다. 이 지사에게 지사를 양보하라고 허공에 대고 외쳐댈 게 아니라 표심을 잡을 정책 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 의원이 지난 4일 말한 “국민과 도민들은 건강향상을 위해 테니스, 배드민턴, 축구 등 생활체육에 더 관심이 많다”라고 지적하고,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이제는 문화와 예술에 많이 투자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신선했다.

정치인은 말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출하고 말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거나 비판을 받는다. 따라서 정치인은 자신의 말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오 의원은 이 지사를 견제하는 전략적 이익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도정을 이끌어나갈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여주고 더 큰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발등을 찍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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