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만 더 키우는 김기동 청주시의원의 궤변
논란만 더 키우는 김기동 청주시의원의 궤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7.12.10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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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석재동 취재1팀·부장

청주시의회 김기동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직1·2·모충·수곡1·2동)의 `교통사고를 낸후 사고처리를 안하고 현장을 떠난 것은 맞지만, 뺑소니는 아니다'라는 식의 궤변이 논란만 더 키우고 있다.

인명피해가 없었다면 법률용어 상 `사고 후 미조치'가 맞는데 언론에서 `뺑소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자신이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외부에 비쳐졌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주장은 연예계 음주운전 뺑소니 사례 중에서도 첫 번째로 손꼽힐 만큼 화제가 됐던 지난 2005년 인기 아이돌그룹 클릭비의 멤버 김상혁의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김상혁은 음주운전 중 3중 추돌사고를 낸후 도주를 막아서는 피해자들을 뒤로 하고 사고현장을 떠났다.

당시 김상혁은 이미 거짓말로 비난 여론에 휩싸인 상태에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변명을 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싶었던 거다.

그는 사고발생 12년이 지난 지금도 방송복귀를 시도하고 있으나, 시청자들의 정서문제로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

그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하지 않겠다 하면 됐는데 당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썼던 변명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됐다.

높은 당지지율속에 내년 지방선거 공천희망자가 넘쳐나는 민주당은 요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평가작업을 진행 중이다. 평가결과 하위 20%에 속한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공천심사 시 본인이 얻은 점수의 10%, 경선에서 본인이 얻은 득표의 10%를 이중으로 감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역 지방의원으로선 어떻게 하든지 하위 20%는 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4선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 의원으로선 하위 20%에 속하지 않는 게 당면과제인데 `사고 후 미조치'가 발목을 잡는 형국에 빠졌다. 그 것도 파렴치한 행위로 지탄받을 수 있는 뺑소니라는 용어와 함께 말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김 의원의 대처는 궤변으로 나락에 떨어진 김상혁의 방법과 거의 동일했다.

자신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결정한 시의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다음 날 이어진 예산심사 시 전혀 관련성이 없는 청주시 공보관을 향해 뺑소니의 정의를 묻는 이행행동으로 나타났다.

사건의 본질은 김 의원이 지난해 2월 대낮에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는 것이다. `사고 후 미조치' 또는 `뺑소니'라는 용어의 쓰임새에 대한 해석은 본질로 인해 파생된 현상에 불과하다.

게다가 김 의원은 시민들이 투표로 뽑은 공인이다. 연예인도 공인이라고 일반인 보다 더 큰 도덕적 책임을 지는데 하물며 선출직 지방의원의 책임감은 바위보다 무겁다할 것이다. 사고직후 대다수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상대 정당(자유한국당)의 성명서 등에서도 모두 뺑소니로 규정지었던 사안을 지금 와서 `사고 후 미조치'라며 궤변을 늘어놓는 김 의원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비양심적 도덕성을 접하고 나니 차라리 용감(?)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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