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 권한대행의 선택
이범석 권한대행의 선택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12.06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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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책 `명견만리'(정칟생애·직업·탐구편)에 보면 청주시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모범사례가 아니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사건이 발생한 과정과 그것이 경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결국 갈등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사례로 등장한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사건은 그만큼 청주시에 오랜 기간동안 갈등과 반목의 고통을 안겨줬다. 겨울철에 텐트 속에서 노숙하는 노조원들뿐만 아니라 확성기에서 나오는 음악으로 고통받는 청주시청 공무원들과 주변 상인들, 정상화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환자들, 결국 청주시민들이 피해와 손실을 보았다.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요즘 청주시노인병원 사건 같은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나 않을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청주시상권활성화관리재단 문제가 그것이다. 표면적인 상황은 사뭇 다르지만, 흘러가는 양상은 비슷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재단의 직원들이 내부문제를 공익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감사 이후 관련 직원에 대한 징계가 이어진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고, 화합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전통시장 상인회장 일부가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불려가 사업과 관련한 조사를 받으면서 폭발력이 커졌다. 참다못한 상인회장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재단을 없애라고 했으며, 시의회 상임위원회는 재단에 대한 내년도 출연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재단 문제 때문에 1년 가까이 골치가 아픈 청주시가 드디어 반응하기 시작했다. 재단해산이라는 칼을 꺼내들 수 있는 명분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청주시는 어쩔 수 없이 재단을 해산해야 하지 않느냐는 표정을 짓고 있다. 관련 부서가 사태해결에 많은 애를 썼다고는 하지만, 원초적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청주시 일부 공무원들이 이제 자기 자식과 같은 재단을 없애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다.

공교롭게도 이 재단의 이사장은 이범석 시장 권한대행이다. 부시장이 당연직 이사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단의 운명을 쥔 이사장으로서 이 권한대행이 어떤 판단을 할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7개월여의 시장 권한대행 기간동안 어떻게 청주시정을 잘 관리하느냐는 그의 공무원 이력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부'자가 붙을 때와는 전혀 다른 책임감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 각종 의혹과 추문에 휩싸여 있는 청주시의 권위를 정상화시키고, 시민들에게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애써야 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잘 관리해야 하고, 분출하는 민원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한 그의 선택은 그에게 매번 성적표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단 문제에 대해 이 권한대행이 어떻게 대응할지 중요하다. 이사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시장 권한대행으로서 무엇이 최선인지 말이다. 이제 `행정적 소신+정무적 판단'의 결과는 곧 그에 대한 시민의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다음에 나올 `명견만리'같은 책에서는 청주시가 과연 어떤 사례로 등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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