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것은 포기하는 것도 지혜
안 되는 것은 포기하는 것도 지혜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7.11.30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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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명식 부장(음성주재)

음성 용산산단 개발을 추진한 지가 10년 세월을 훌쩍 넘어섰지만 요지부동이다.

음성군의 산업단지 행정이 지지부진해서 용산산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10여 년 세월동안 음성군에는 맹동산단을 비롯해 금왕산단, 원남산단, 하이텍산단, 생극산단 조성이 완료됐고, 오선, 유촌, 성본산단 등 여러 각종 산업단지는 한창 개발이 진행중이다.

유독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산단은 음성읍에 추진하고 있는 용산산단 뿐이다.

용산산단 개발은 밤 8시면 암흑세계로 변하는 음성읍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민선이 시작되면서 본격 추진되면서 수많은 정치인들이`반드시'라는 부사를 앞에 넣어 공약을 내건 사업이다.

그러나`반드시'란 공약은 허언이었고, 그들은 흐지부지하다 모두 떠났다.

그래도 민선6기에 들어 한동완 음성군의원이 임기 내에 첫 삽을 떠 보려고 집행부와 격전까지 불사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용산산단은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사업타당성 연구조사에서 부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개발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졌다.

이제 와서 음성읍 주민대표들은 산단 규모가 작아도 좋으니 적극 추진해달라고 집행부를 설득하고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지금 다시 시작한다 해도 산단은 1, 2년 안에 뚝딱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최소한 5년 세월은 내다봐야 한다.

시대는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인구 유입과 함께 급속적인 지역발전을 이루기 위해 가장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숙원했던 사업이 산업단지 유치였다.

하지만 지금의 대안은 산업단지가 아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공장들은 기계화되고 있다.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들에게 의지하고 있다. 환경문제도 깊이 고려해 봐야 할 문제다.

일부 다수의 지각있는 음성읍 주민들은 왜 산업단지만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면 반론을 펴고 있다.

이들은 지역이 침체돼 있기는 하지만 공기가 맑아 살기가 좋고, 금왕, 대소, 삼성 지역처럼 외국인들이 없어서 불안하지 않고, 교통이 편리하고, 범죄 발생이 없어 살기가 좋은 곳이 음성읍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쯤 되면 침체된 음성읍의 경기 회복을 산단에서 비롯되는 정착인구에 의존하려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유동인구 유입을 통한 대안도 생각해 볼만 하다.

우리나라에는 변변한 산업단지 하나 없어도 유동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등 유사 정책을 통해 주민들의 경제생활이 윤택한 자치단체와 소도시가 많다.

음성읍을 이끌고 있는 지도층들은 이런 도시를 보고 배워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은 능력이지만 해도 안 되는 것을 계속 하려고 하는 것은 아집이다. 그러나 안 되는 것을 포기할 줄 아는 것은 지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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