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 좋은 돌봄 여건 마련 선결돼야”
“존엄한 죽음, 좋은 돌봄 여건 마련 선결돼야”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11.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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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청주교구 주최 산하 8개 장기요양기관 연합 주관

장기요양시설 입소자 존엄한 임종 위한 준비와 과제 주제

제1회 가톨릭 장기요양기관 포럼… 정재우 원장 주제 발표

연명의료법이 시행되면서 생명권을 존중한 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는 좋은 돌봄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주교 청주교구가 주최하고 청주교구 산하 8개 장기요양기관 연합이 주관한 제1회 가톨릭 장기요양기관 포럼이 청주 가톨릭청소년센터 함제랄드홀에서 열렸다.

`장기요양시설 입소자의 존엄한 임종을 위한 준비와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주제발제에 나선 정재우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은 존엄사를 둘러싼 윤리문제는 좋은 돌봄의 여건을 마련해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돌봄을 위하여'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정 원장은 “존엄한 죽음이 죽음 자체의 문제가 아닌 죽는 순간까지의 삶의 문제라면 문제가 되는 것은 생명권”이라며 “세상에서는 존엄성을 지니고 평화롭게 죽는 것을 죽을 권리라고 말하지만 가톨릭 교회는 마지막까지 존엄성을 지니고 평화롭게 살 권리이기 때문에 그것을 생명권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의 관점에서 환자의 상태에 비춰 과도하거나 도움이 안 되는 의료행위라면 중대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치료집착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생의 말기의 생명권을 실현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환자를 죽이지 않고 불필요하고 무익한 의료행위를 고집하지 않으며 환자가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적절한 돌봄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며 “영양-수분공급, 통증완화, 증상조절, 위생관리 등 환자를 위한 기본적 돌봄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마지막까지 실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생의 말기를 둘러싼 윤리문제는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현실적인 이유 즉 말기환자가 좋은 돌봄을 받을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며 “생명존중, 적절한 처치, 환자의 신체·심리·영·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전인적 돌봄을 원칙으로 한 좋은 임종 돌봄의 모델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명의료법과 관련한 자치단체의 추진 과제'를 주제로 토론자로 나선 장선배 충북 도의원은 충북도 차원의 호스피스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호스피스 이용의 기반 조성에 필요한 시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 7월엔 부산광역시가 9월엔 성남시가 관련조례를 제정해 기반 구축에 나섰지만 충북은 관련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조례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내 호스피스 완화 의료 전문기관 4곳은 모두 청주에 소재해 청주 권역 외에 다양한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정이 필요하다”며 “도내 해당 병원들의 신청 및 지정률 제고 지원을 위해 충북도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 전문기관은 전국 90곳이 있지만 충북엔 4곳(충북대병원, 청주의료원, 청주 원광효도요양병원, 참사랑요양병원) 등 4곳에 불과하다. 이 중 2곳은 요양병원으로 연명의료법 시행 이후 내년 2월부터 호스피스 제공기관에 포함된 상태다.

이수한 음성 매괴중·고등학교 교장(신부)이 좌장으로 나선 이날 포럼에는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 이인자 원장, 대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혜미 교수, 효산의료재단 지샘병원 원목실 김도봉 실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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