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AIDS)는 만성질환이다
에이즈(AIDS)는 만성질환이다
  • 장두환<청주시 흥덕보건소 보건행정팀장>
  • 승인 2017.1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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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장두환

12월 1일은 UN이 정한 `세계 에이즈(AIDS)의 날'이다.

1981년부터 2007년까지 에이즈는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60년대 영화 `무기여 잘 있거라'에 출연했던 미국의 미남 배우 록 허드슨이 1985년 에이즈로 세상을 떠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에이즈는 동성애 감염병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위험성을 알린 록 허드슨의 사망에 대통령까지 나서 애도를 표했고 미 의회가 에이즈 연구를 위한 긴급 지출을 승인할 정도로 그의 죽음이 미친 사회적 파장은 매우 컸다.

`세계 에이즈의 날'은 1988년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보건장관회의에서 참가 148개국이 에이즈 예방을 위한 정보교환, 교육홍보, 인권존중을 강조한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제정됐다. 이후 전 세계의 정부기관과 국제기구, 민간 자선단체가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해 에이즈에 대한 예방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이며 에이즈(AIDS)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의 영어 약자다. HIV 감염으로 면역이 결핍돼 나타나는 상태를 뜻한다.

HIV는 인간 체내에서 생존하고 증식하면서 감염인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HIV는 성관계나 상처, 점막 등을 통해 상대방의 몸속으로 들어가야 감염 가능성이 있다.

HIV 바이러스는 감염인과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건 아니다. 1회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로 낮다. 그렇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성관계 때는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지난 10월 경찰은 부산에서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성매매에 나섰던 20대 여성을 붙잡았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궁핍을 성매매 이유로 꼽았는데 에이즈 감염 후 이렇다 할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과 동거인 남자의 경제적 지원이나 심리적 지원이 거의 없었다.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한 최선의 방편으로 성매매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 공동기획단에서는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들은 `낙인(印)'과 그로 인한 사회적 배제, 고립을 가장 견디기 어려워했다.

감염인 중 36.5%가 12개월 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39.4%는 `가족, 친구와 떨어져 지내기로 했다'라고 답했고, 이어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21.2%)', `구직이나 승진 시도를 않기로 했다(21.2%)'라고 답했다. 처음 환자 발생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HIV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시선이 심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에이즈(AIDS)는 죽는 병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당뇨병, 고혈압 등과 같은 다른 성인병의 만성질환처럼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젠 부정적 시선이 두려워 숨어 있는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조기 검진을 통해 감염 초기에 발견해 장기적으로 치료하면 불편함 없이 평생 살아갈 수 있다. 에이즈 환자는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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