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예비엔날레를 돌아보며
청주공예비엔날레를 돌아보며
  • 임성재<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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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 임성재

올해로 10회를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는 회를 거듭할수록 국내외적으로 지명도를 높여나가며 청주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총 4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올해엔 `핸즈 플러스(HANDS+) 품다'를 주제로 18개국에서 7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4천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행사 40일 동안 관람객은 35만 명으로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충북참여연대가 비엔날레 기간 동안 현장에서 벌인 시민만족도 조사에서도 행사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3회 이상 참여했다는 관람객도 50%가 넘어 청주공예비엔날레가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크다. 충북참여연대가 주최한 `청주공예비엔날레 시민만족도 조사발표 및 발전방향 모색토론회'에 참석한 지역의 작가들은 하나같이 이번 비엔날레에서 공모전이 사라진 점을 큰 아쉬움으로 토로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온 것은 공모전 영향이 컸다. 상금도 매력적이었겠지만 전 세계의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하여 자신을 알릴 기회로 삼았고, 관람객들은 공모 작품을 통해 세계적 공예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었던 청주공예비엔날레의 핵심코너가 사라진 것이었다.

두 번째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11인 공동감독제였다. 지역작가 10명과 조직위에서 선임한 1명의 감독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감독제였으나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없었고, 지역감독도 대부분은 문화기획 경험이 없는 전문작가여서 공동감독제를 도입한 취지가 무엇이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규모가 큰 행사가 지역에서 개최될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야기지만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지역작가의 참여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10인의 지역작가를 감독으로 선임했는지 모르겠으나 감독선임과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드는 것은 엄연히 다를 것이다.

이제는 2년 후에 열릴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준비할 때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나아지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나간 행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에 기초하여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공모전을 부활시켜야 한다. 청주비엔날레를 세계인의 축제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 청주비엔날레의 상징이 되어야할 것이다. 또한 공모전은 공예의 다양한 변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하고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두 번째는 성과위주의 행사를 지양해야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35만 명의 관람객이 입장하여 행사가 성공적이었다는 자평이다. 당연히 많은 사람이 입장하여 관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숫자에 매달릴 일은 아니다. 올해의 경우 관람객의 강제동원은 없었다지만 35만 명 중 유료관람객이 50%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어 무료입장권이 대량으로 배포 되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무작정 입장객 수를 늘리는 성과위주보다는 행사의 내실을 다져 유료 관람객을 늘리는 것이 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감독제도의 개선, 영상미디어아트에 치중된 전시내용의 변화 등 곱씹어봐야 할 문제점들은 무수히 많다.

한 가지만을 더 제안한다면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완전히 민간의 손에 맡기는 일이다. 조직위원회를 민간으로 구성하고 그들에게 행사의 기획에서부터 진행까지를 모두 맡겨 당장의 성과위주보다는 먼 앞날을 내다보는 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든 행사를 관과 그 산하기관이 주도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면 비엔날레의 생명인 독창성을 확보해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청주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나가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과위주나 따라 하기가 아니라 청주공예비엔날레만의 독창성을 키워야한다.

그 독창성이란 어떤 틀에 가두거나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데서 벗어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놓고 청주공예비엔날레만의 그 무엇인가를 찾는 특별함과 독특함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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