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화 그리고 나눔
안전문화 그리고 나눔
  • 박용현<진천소방서장>
  • 승인 2017.11.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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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박용현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오면 사람들은 옷장 속 깊숙이 넣어 두었던 외투를 꺼내 입는다.

따뜻한 옷차림에서 묻어나는 생기 도는 표정과 움직임, 밝은 표정에서 사람들의 포근한 감정을 읽는다.

행복한 모습들이다.

무언가를 소유해서 생기는 행복이 아닌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에서 발산되는 행복이다.

따지고 보면 그것도 일정 부분 무형의 것을 소유한 데서 기인하는 행복일 테지만 스스로 의식되지 않은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정도라면 자연스럽다고 하는 논리가 그리 비약적이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안전망이 확보된 사회의 시민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도 그런 범주에 포함하기를 나는 주저하지 않는다.

피부로 느낄 수는 없지만 그 자체로 시민들의 안녕과 질서가 유지되고, 윤택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나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가치란 진리와 다르다.

가치는 변화한다.

그래서 우리는 시대적 가치, 시대적 정의라는 말을 자주 쓰기도 한다.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가치와 정의는 변할 수도 있다.는 게 나의 짧은 소견이다.

경제가 어렵던 70~80년대는 대부분의 가치판단을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해 왔던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사회 구성원의 안전이 일부 담보되지 않더라도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주위를 돌아다 볼 여유가 없었던 때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않은가?

하나뿐인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누가 지킬 것인가?

바로 나 자신이다. 물론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내가 아니면 누가 끝까지 나를, 내 가족을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10여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단독경보형감지기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도민이 화재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기를 소망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도내 전 소방공무원이 고향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기증하였고 관련 단체와 협약을 체결하여 감지기 보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는 안전도 사회복지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전도 나누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가진 자와 상대적으로 덜 가진 자의 안전 체감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사회라면 그건 성숙한 사회는 아닐 터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초생활 수급자에 대한 단독경보형감지기 달아주기 운동은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며 헌법 정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모든 걸 국가, 정부가 대신해 줄 수는 없다.

보다 윤택한 삶을 살기를 희망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사회 안전망의 큰 틀은 당연히 국가의 책임 범위이겠지만 개개인의 안전의식 함양과 적극적인 실천 노력이 없다면 온전한 안전망 확보는 영원히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행복한 삶은 노력하는 사람, 준비하는 사람의 몫이다.

외식 한번 포기하는 비용으로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 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이제 여러분이 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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