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나뭇잎 사이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11.22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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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정 호 승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모든 적은 한때 친구였다.
우리가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고요히 칼을 버리고
세상의 거지들은 다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우리가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눈물이 햇살이 되겠는가
어떻게 상처가 잎새가 되겠는가

# 어쩌면 우리의 삶은 `사이'를 건너가야 하는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사이와 사이, 그 어디쯤 길을 내고 가야 하는 강물처럼, 서로의 간격을 채워주다 시나브로 내려앉는 나뭇잎들처럼 말이죠. 그 사이는 깻잎 한 장일 수도 있고, 망망대해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이가 멀면 멀수록 더 큰 배려와 포용이 필요합니다. 눈물이 햇살이 되고, 상처가 잎새가 되려면 그 샛길도 함께 걷는, 아름다운 간격의 법을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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