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이젠 도시에서 하자
농업, 이젠 도시에서 하자
  • 나은국<청주시농업기술센터 주무관>
  • 승인 2017.11.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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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나은국

치열한 경쟁과 빠른 변화에 지친 도시인들은 끊임없이 자연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주말농장을 찾아 반(半) 농부를 자처하는 사람도 많고, 아파트 베란다나 건물 옥상, 혹은 다양한 자투리 공간에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로 도시농부들이다.

도시농부들이 하는 농업, 즉 `도시농업'이란 도시 내부에 있는 소규모 농지에서 경영하는 농업을 말하는데 오늘날에는 도시농업이 도심의 빌딩이나 주택의 옥상 또는 가로변의 유휴지를 이용한 유용식물재배 등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하는 농업은 왜 필요할까?

2008년을 시점으로 전 세계는 이미 도시 거주자 수가 시골 거주자 수를 넘어섰고 2030년이면 전 인류의 60%가 도시에서 거주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그런데 문제는 `자체적인 (농업) 생산력이 없는 도시는 배고파진다'라는 데 있다. 현재 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인구는 도시 외부의 시골 농경지로부터 식량을 공급받고 있는데 도시와 농경지의 거리는 유통비의 상승을 초래하고 양질의 식료품을 공급받기 힘들게 한다.

더 큰 문제는 농경지 자체가 줄고 있다는 데 있다. 농경지가 줄게 되면 도시의 인구를 모두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의 농산물 수확이 불가능해진다.

결론적으로 도시는 생산 없는 소비로 점점 굶주리게 될 수밖에 없는 일종의 섬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농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가 농업을 품게 되면 장점은 아주 많다.

첫째, 환경보전 효과가 있다. 도시농업은 대기 정화와 도시 열섬화 현상의 완화 기능을 하며, 도시 안으로 생명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둘째, 공동체를 형성한다. 도시농업을 통한 유대감 강화와 공동체 형성 역시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사회적 효과가 있다. 도시농업에 참여하면서 가족 간 대화 시간이나 이해 정도에 높은 효과를 나타낸다.

넷째, 경제적 효과가 있다. 폐열을 이용할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쓸 수 있으며, 빗물과 하수를 재활용할 수 있다.

다섯째, 교육 기능을 한다. 도시농업은 일반적으로 농작물을 심어 수확을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생태지향형 도시농업의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섯째, 생산적인 여가활동이다. 가족이 함께 즐기고 휴식과 참여를 할 수 있으며, 재배와 수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여가활동이다.

일곱째,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이다. 도시농업은`내 밥상은 내가 지급'하기 위해 생산하는 소비자 운동이기도 하다. 조그만 규모라 할지라도 직접 경작 수확해 본 생산자는 재배과정을 통해 최종 상품에 대한 지식을 갖게 한다.

도시민이 재배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직접 생산함과 동시에 안전한 먹거리를 고민하게 되고, 농산물 소비 역시 얼굴을 아는 사람과 직접 거래하고 싶어진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유도하고, 도시 안에 건강한 소비자를 만들어낸다.

물론 땅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설사 확보하더라도 값비싼 도심의 땅을 농작물 생산이라는 낮은 경제성에 투자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도 도시농업은 활성화돼야 한다. 국가적인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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