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 감찰’ 경찰지휘부 유족에 사과
`강압 감찰’ 경찰지휘부 유족에 사과
  • 하성진·조준영기자
  • 승인 2017.11.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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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진 청장 “책임 통감” … 투서 공개 못한 이유 설명

속보=박재진 충북지방경찰청장 등 지휘부가 `강압 감찰'을 받고 목숨을 끊은 충주경찰서 소속 A경사(38·여) 유족(본보 11월14·15·16일자 3면 보도)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한차례 `문전박대'를 당했던 지휘부가 다시 유족을 찾은 끝에 어렵사리 면담이 이뤄졌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청장 등 지휘부는 최근 숨진 A경사의 남편인 정모 경사(39)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박 청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박 청장은 이번 사건의 시초가 된 `익명의 투서'를 공개하지 못한 까닭도 설명했다.

박 청장은 “솔직히 투서를 공개하고 싶어도, 법 테두리 내에서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난감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 테두리 내에서 불가능하다'는 표현은 정보공개청구 심의위원회의 비공개 결정을 뜻한다.

충북경찰청은 총경급 간부 3명과 외부 변호사 2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열어 A경사에 대한 1차 감찰 조사 폐쇄회로(CCTV) 녹화 자료와 조서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 경사 등 유족이 절대적으로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익명 투서'는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정 경사는 박 청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충북청 감찰 라인이 줄곧 `감찰 매뉴얼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고 A경사의 동선을 파악하거나 강압 행위를 한 적도 없다'고 거짓 반박을 한 데 대한 강한 불만과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청장 등 지휘부가 지난 9일에도 A경사의 충주 자택을 찾았다가 유족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발길을 돌렸다. A경사의 아파트 1층 현관에서 인터폰을 통해 유족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에 이어 박 청장은 충북청의 감찰 조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찰 결과가 나오자 고개 숙여 공개 사과한 바 있다.

정 경사는 박 청장 등 지휘부가 거듭 사과했지만, 애초 계획대로 감찰라인에 대한 법적 대응에는 나서기로 했다.

정 경사는 충청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에 고발장을 내려고 했으나 변호사와 최종 검토가 길어졌다”면서 “(지휘부와 감찰라인을 고발하겠다는 `폴네티앙'과는 별도로) 저는 저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면 고발 대상과 적용 혐의를 노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방(감찰 라인 등)이 변명하고 방어할 수 있는 여지와 기회조차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성진·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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