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무역인력 양성 절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무역인력 양성 절실
  • 전병찬<한국무협 충북기업협의회 회장>
  • 승인 2017.11.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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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전병찬<한국무협 충북기업협의회 회장>

요즘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미래형 인력과 육성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각 분야별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을 기민하게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혁신을 주도해 나갈 인력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이냐가 정부나 학교는 물론이고 산업계의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역계도 예외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무역환경 변화를 남보다 앞서 감지하고 이를 수출기업의 가치사슬 업그레이드에 접목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인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무역업계의 인력수급 현장을 지켜보고 있자면 희망보다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우려는 신입직원을 좀 쓸 만하게 키워놓기가 무섭게 달아나는 중소업계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한 조사결과도 무역업계의 이러한 우려를 잘 반영하고 있다. 동 보고서의 무역인력 채용에 있어서 선호하는 학력수준은 대학교 졸업생을 가장 선호(71.2%)하지만, 그중에서도 대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직원(18.3%)보다는 2년 이상의 경력직(57.2%)을 선호하고, 문과와 이과 출신 선호에 대해서는 `상관없다'가 69.9%로 가장 높고, 이과(17.5%), 문과(12.6%)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신입사원이 무역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대학에서 제대로 받지 못하였으며, 다른 학과 전공학생에 비해 무역학과 졸업생으로부터 기대할만한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무역학 전공 신입직원에 대한 기대수준이 매우 낮으며, 한국교육의 무역인력 양성에 대한 신뢰도 역시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와 같은 안타까운 현상은 무엇보다도 현재 우리 대학의 무역인력 양성 시스템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 무역학과의 학교교육은 40여년 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운송, 보험, 관세·환급, 통관, 협상, 국제규범 등 정형화된 무역 프로세스와 관련된 이론 또는 법제 중심의 커리큘럼에 의거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갈파하고, 이를 연구개발·디자인·구매·생산·물류·마케팅·서비스 등 가치사슬의 주요 포인트와 연계시켜 나갈 수 있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력을 양성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급진전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생존게임도 한층 거칠어지고 있다. 기업의 대소를 불문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수출기업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러한 변화의 한 복판에 서서 기업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위치에 무역인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인을 육성하는 학교교육도 이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제는 기존의 무역학과 경계를 넘어 다양한 인문학적·엔지니어적 소양을 겸비하고, 학교와 현장의 괴리를 획기적으로 좁혀가는 미래형 교육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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