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건망증
감사 건망증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7.11.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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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지인들과 함께 사우나를 하고 나서 난감한 일을 만났습니다. 그만 한 사람이 옷장 키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나마 옷을 다 입고 없어진 터라 다행이긴 했지만 키를 못 찾으면 옷장 키값을 변상해야만 하니 주변의 사람들도 함께 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가방을 뒤집어서 탈탈 털기도 하고 주변에 떨어진 것은 아닌지 살펴보기도 하고 심지어 지인들이 장난치는 건 아닌지 서로 의심의 눈빛으로 “장난 그만 하고 이제 내놓으시지~!” 하고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아니 키를 어디에 두고 이 난리를 치는 것인지~ 주변에서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혹시 주머니나 몸에 지닌 건 아닌지 찾아보라 하니 시간이 좀 지나서 지인은 답답하다면서 아니 내가 옷을 이렇게 다 입고 설마 여기 손목에 차고 있겠냐고 하면서 겉옷을 올리면서 손목을 보니 손목에 옷장 키가 딱~~!! 에구구~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박장대소에 더 재미난 것은 우리와 상관없는 손님들도 옆에서 회심의 묘한 미소를 지으며 지인을 바라보았습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지인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건망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차 키를 찾아오라고 그것도 못 찾느냐고 아이들을 잡다 자기 손에 들려 있는 차 키 때문에 민망했고, 비 오는 날 아무 생각 없이 남의 우산을 들고나가려다 걸려서 망신을 당하고, 자기 주머니 속에 본인 차 키가 있는데도 아무 생각 없이 식당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차 키를 들고 왔다가 뒤늦게 알고 돌려주기도 하고…. 다행입니다. 머리 위에 안경을 걸쳐놓고 얼마나 오래 내 안경이 어디에 갔는지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저도 위로를 받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추수의 계절입니다. 추수는 열매를 거둬들이는 너무 행복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물론 일이 고되고 힘이 들어서 그렇지만 그럼에도 건망증의 사건을 보고 들으면서 우리에게 정말 감사의 건망증 중병이 든 건 아닌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감사의 건망증. 누구나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처럼 우리는 감사의 건망증에 걸려 심하면 치매까지로 커지는 병이 걸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성경에서는 마지막 때에 감사가 사라진다고 하였는데 정말 지금의 세상은 감사를 너무나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이 사태를 통해 원망하고 불평할 일이지만 사실은 수능 당일 일이 일어나지 않음도 감사고 지금까지 이런 상황이 없었던 것도 감사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수험생들 그럼에도 감사하며 잘 준비하여 수능을 잘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

하나님은 우리가 감사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감사하며 살 때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더 큰 은혜와 복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삶의 모든 정황 속에서 감사를 잊지 않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들을 발견하고 감격하며 감사를 표현하며 사는 행복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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