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지로 만든 ‘고종황제 친서’ 113년만에 교황청 전달
전주한지로 만든 ‘고종황제 친서’ 113년만에 교황청 전달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11.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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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복 빌어달라 내용

섬세한 종이 문화재 복원 적합

113년 전 고종황제가 교황에게 보낸 친서가 10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전주 한지로 복본돼 전주 한지의 전통성과 상징성에 세계 가톨릭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혜봉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바티칸 비밀문서고 책임자인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에게 전주 한지를 이용해 원본과 똑같이 만든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 간 친서'복본을 전달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주 한지로 복본한 또 다른 친서 한 세트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전주한지로 다시 태어난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간 친서'는 고종 황제가 지난 1904년 교황 비오 10세의 즉위(1903년) 소식을 뒤늦게 듣고 축하하기 위해 보낸 서찰이다. 이 문서에는 우리나라에 복을 빌어달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바티칸 비밀문서고에 잠들어 있던 이 문서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고문서 전문가에 의해 발견되면서 100여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는 교황청과 전주 한지 복본에 대해 협의하고 비밀문서고 현지조사를 통해 소장 중인 친서의 규격과 크기, 재질, 물성 등을 이미지로 구축, 전주전통한지에 인쇄하는 고문서 복본기술을 활용해 전주 한지 복본을 제작했다.

전주 한지는 올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인 `바이에른 막시밀리앙 2세 책상'을 복원하는 데 활용됐다. 루브르박물관 복원팀은 당시 전주한지가 접착력과 가벼움, 강도, 치수안정성, 상대적 투명도에서 굉장히 섬세해 문화재 복원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세계문화유산의 보고로 불리는 교황청의 기록물이 전주한지로 다시 태어나면서 1000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 전주 한지가 향후 세계 기록문화유산을 복원하거나 복본하는 용도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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