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지역언론이 살아남는 길
강소 지역언론이 살아남는 길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11.15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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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몇 년 전만 해도 인터넷 홈페이지 등 뉴미디어(New Media)의 출현과 그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뉴스 미디어(News Media) 생태계를 소셜 미디어가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알다시피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등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의 뉴스 유통능력은 개별 언론사가 경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이런 시절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많이 했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에 놓이자 개별 언론사들의 당혹감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미국과 유럽, 우리나라의 유명한 언론학자와 소셜 미디어 담당자, 언론인들이 참가해 17개의 주제로 진행된 이번 콘퍼런스를 1박2일간 참고 들었다는 게 경이(?)적일 정도로 플랫폼 기술의 진보는 놀라웠고, 그에 대응하는 대형 언론사들의 노력은 대단했다.

대부분의 주제발표는 언론사와 대형 기술플랫폼과의 올바른 관계설정에 대한 논의가 중점을 이뤘고, 대표적으로 네이버에 대한 역할증대 요구가 컸다.

그러나 현금만 50억달러를 갖고 있는 구글이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플랫폼인 네이버와의 경쟁을 논하기에는 지역언론사의 입장에서 벽이 너무 높았다. 디지털 유료가입자만 250만명인 뉴욕타임즈의 사례도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이번 콘퍼런스를 로컬뉴스 생산자의 입장에서 재정립해보는 게 중요했다.

불행하게도 “좋은 뉴스를 생산할수록 망할 확률이 높다”라든가 “로컬뉴스 관련 언론사들은 빨리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말은 듣기에 아팠다. 이는 거대 플랫폼인 소셜미디어에서도 대형 언론사에 밀리는 소규모 지역언론사들이 과연 언제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일반적인 추론일 것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의 확산속도가 뉴스의 품질이나 진실성과는 상관이 없다”라는 말에서 위안을 받았고, 인공지능 세상이 오더라도 기자의 `인사이트'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과 오디오뉴스 등의 새로운 플랫폼에 지역뉴스를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 등에서 강소 지역언론의 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욱이 `특정입장을 강요하지 말고, 뉴스 소스에 대한 투명성을 최대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충고와 `스타 저널리스트를 키우지 않으면 그 언론사 자체의 브랜드가 취약해질 것'이라는 언급은 지역언론의 갈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할 만 했다.

이런 신뢰성을 바탕으로 소셜플랫폼의 적극적인 활용, 팟캐스트와 오디오 뉴스 콘텐츠의 개발, 독자중심의 친절한 뉴스 확대 등을 한다면 25~34세의 젊은 층이 유료독자로 유입되는 상황을 지역에서도 맞을 수 있겠다 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레드오션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실패', `철저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는 충고가 귓전을 맴돌았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 `신뢰', `혁신'은 지역언론에서도 매우 필요하며, 이를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믿음이 생기게 됐다.

뉴욕타임즈의 에디터가 “우리의 경쟁자는 워싱턴 포스트가 아닌 넷플릭스 등 새로운 형태의 것들”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제 지역 언론사의 경쟁자는 지역 내 다른 언론사가 아닌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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