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 설립의 의미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 설립의 의미
  • 김명철<청주 서경중 교감>
  • 승인 2017.11.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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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 김명철

우리나라는 인류 역사상 기록 문화의 신기원을 이룬 역사적인 나라다. `세계 최초',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무색게 하는 기록 문화유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고, 고려시대 몽고침략을 불교의 힘으로 물리치려 만든 팔만대장경의 방대함에 세계 사람들은 감탄한다.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단일왕조 역사서로서 규모가 가장 큰 조선왕조실록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에는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특히 청주 흥덕사에서 만들어 인쇄된 직지(直指)의 경우 인류 역사상 현재 존재하는 금속활자로 인쇄한 서적 중 가장 오래된 책으로 인정되고 있다. 정확한 이름은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다. 당시에 50~100부 정도 인쇄되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현재는 하권 한 책만 프랑스 국립 도서관 단독 금고에 소중하게 보관되고 있다. 이 직지는 독일의 금속활자본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 무려 78여 년 빠른 1377년에 이미 금속 활자로 책을 찍어 냈던 것이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인류문화사에 끼친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가 탄생한 충북 청주시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가 들어선다고 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7일 유네스코 산하기관인 `국제기록유산센터를 한국 청주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를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주시에 유치하는 것을 확정한 것이다.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International Center for Documentary Heritage)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네스코 산하기관으로 설립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본격적인 운영을 목표하고 있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는 내년 2월쯤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 간 협정이 체결되면 국가기록원과 청주시는 설립기획단을 출범시켜 센터 설립을 준비한다. 청주시는 260억원을 들여 센터를 건립하고 국가기록원은 매년 운영비 5억~10억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센터 예정지는 청주시 직지 특구 지역과 사직동 옛 국정원 자리가 검토되고 있는데, 조직은 운영이사회와 사무국으로 구성하고 유네스코와 국가기록원, 청주시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이 센터가 건립되어 운영되면 기록유산 전문가의 양성과 배출, 배치 등의 후속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지난 천 년 동안에 일어난 가장 위대한 사건이 금속활자 발명으로 정보화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고 인류문화 발달사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청주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가 설립된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단순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 이행을 지원하는 사무적인 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인류 기록유산의 안전한 보존과 보편적 접근에 대한 국제 역량을 제고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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