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선의 `자연따라 발길 닿는 대로'
이기선의 `자연따라 발길 닿는 대로'
  • 정인영<사진작가>
  • 승인 2017.11.1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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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
▲ 정인영

자연은 신이 창조한 가장 위대한 예술이며 모든 예술의 영원한 주제다. 사진은 오늘날 카메라의 발전과 사진인구의 증가 속에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누구나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보니 사진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사진예술성이 제대로 된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사진과 함께 살아가는 참된 의식을 지닌 사진가가 드문 지금, 사진예술은 어렵다는 인식을 안겨준다. 하지만 아무나 볼 수 있는 자연과 생물의 세계는 평범한 풍경에 지나지 않지만 제대로 된 사진가의 눈과 마음에는 예술성을 지닌 뛰어난 작품으로 생성된다. 사진가들은 사진예술 작업을 욕심내기보다 즐기면서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과 들과 나무, 그리고 동식물의 한가운데에서 저만의 독특한 예술성을 끌어낸다는 것은 어렵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공부하는 노력 끝에 쌓인 상식과 집념의 열정이 함축된 사진가라면 예상외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에 약간의 재주와 용기가 더해지면 모든 것들이 신비로움의 선물이 됨과 동시에 희열을 안겨 줄 수 있다. 사진이 기계에 의해 만들어진 단순한 조작물이 아니게 하려면 평범한 풍경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뛰어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좋은 예술에는 사진가의 지식과 능력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열정 못지않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정신이다. 따뜻함을 지닌 마음씨와 열정으로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사진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가 이기선의 시선으로 본 예술세계는 공감하는 바가 크다. 공무원으로 충실히 의무를 다하는 중에도 틈틈이 사진 지식을 배우고 작업의 한계를 극복하며 일궈낸 결실이 사진첩에 올 곳이 담겨 있다. 그의 좌절 없는 작업이 사진첩이란 결정체로 나타난 것이다.

때로 담아온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예술과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는 늘 변하지 않았다. 이는 팽개치지 못할 사진가로의 자긍심과 부끄러움이 없는 사진예술에 대한 집념이 있었기에 예술작품을 찍었을 때의 기쁨과 보람도 컸으리라.

그의 사진집에는 꽃과 새, 예술과 풍경 등 4가지 주제로 수록했다. 인생의 꿈과 희망을 꽃에서 찾고 싶어 풀 한 포기에서 꽃잎 하나까지 예리한 관찰과 상상력으로 `꽃'을 찍었다. 또한 우아하고 영리하며 지혜로운 생명체 `새'를 찍을 땐 자연의 본성과 순리를 이해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면서 삶의 지혜와 의미를 느꼈다. 예술은 자신 특유의 시선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가 가장 많이 찍어온 풍경은 자연에서 인생의 맛과 행복을 표현하려고 했다. 사진작업을 하면서 수많은 좌절이 찾아왔지만 다시 일어서고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사진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끈기는 후배 사진가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카메라로 그냥 찍으면 되는 줄 알았던 것에서 차츰 빛을 읽을 줄 알게 되었고 빛을 통한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예술가가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진집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내 사진예술 작품은 아름답고 의미있는 숱한 세상 언어들로 엮어져 있다.”고. “평소 무의미하게 보아왔던 자연에 대해 눈과 마음을 열고 카메라에 담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고. 사진예술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새와 꽃, 산과 물, 바람과 나무와 풀들이 모두 한가족임을 인식하게 된 작가에게서 무연한 삶의 자세도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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