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와 충주시민의 애증에 대해(2)
이시종 충북지사와 충주시민의 애증에 대해(2)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1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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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충주는 필자의 제2의 고향이다.

그곳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그곳 여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아 키웠으며. 부모님 유택도 그곳에 모셨고, 우정을 나눈 친구 또한 그곳에 있으니 충주는 늘 그립고 애틋하다. 하여 누구보다 충주를 잘 알고 충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자부하며 산다.

1978년 충주시 성내동사무소에 공직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시정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총무과 시정계로 발령받아 1984년 충북도청으로 전보되기 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공직의 내공을 쌓았다. 당시 충주의 최대 현안은 충주비료공장 폐쇄와 충주댐수몰민 대책이었다. 충주의 랜드 마크는 물론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충주비료공장의 폐업은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비료공장 로고가 찍힌 점퍼만 입고 있어도 외상술을 줄 정도로 신망 받는 직장이었고 비료공장으로 인해 먹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용역문화가 없던 시절이라 시청 앞 여관방에서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며 `충주비료공장 폐쇄가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충북도와 내무부에 보고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폐쇄가 결정되자 비료공장에 상응하는 대체산업을 유치해 줄 것을 탄원하는 건의서를 작성해 관계요로에 올린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새한미디어가 들어왔으나 한동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랬던 충주시가 기업도시 유치와 산단조성 등으로 시세를 대폭 확장했고, 전국체전을 유치해 올림픽 못지않은 개막식을 선사할 정도로 능력 있고 매력 있는 도시로 거듭나 흐뭇하기 그지없다.

충주는 고구려 백제 신라문화를 융복합한 중원문화의 산실이며 중앙탑이 상징하듯 국토의 중심 도시다. 충주시민 또한 중원의식과 충청도(충주+청주)의 으뜸도시라는 자부심이 높다. 그러나 지역에 안주하는 끼리끼리문화와 배타성은 넘어야할 과제이다.

이시종 지사와 충주시민의 애증관계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 지사가 충주의 가치보다 충북의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 162만 충북호의 선장이다 보니 사안에 따라선 충주시민들 기대에 반하는 정책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저간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이 지사가 그럴 수 있느냐고 비판하고 성토하면 충주는 물론 충북도에 상처가 난다.

충주의 정치지형이 이를 조장하거나 확대·재생산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이종배 국회의원과 조길형 충주시장은 물론 이언구·임순묵·김학철 도의원까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라 지역의 이슈마다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거나 대립하기 때문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런 현상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방자치의 취지와 정신에 맞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통 크게 협력해야 자신도 살고 지역구도 사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충주는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지리적으로도 중심일 뿐만 아니라 충주말 또한 표준어에 가장 가까워 언어적으로도 중심지대이다.

그러므로 충주인들은 대한민국의 중심인이라는 자존감을 가져도 좋다. 아니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차제에 지구촌의 중심인으로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로 우뚝 섰으면 한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런 자질과 잠재력을 충분히 갖춘 시민들이니까.

이시종 지사를 충주호에 가둘 것인지, 넓은 바다로 보낼 것인지는 전적으로 충주시민들의 몫이다.

이 지사와 충주시민들과의 애증이 증으로 치달을 지, 애로 남을 지도.

아무튼 애증이 있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지켜본다는 것이니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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