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반성문
엄마 반성문
  • 정선옥<충북중앙도서관 사서>
  • 승인 2017.11.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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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정선옥

아이를 키우면서 쉼 없이 직장 생활을 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할머니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어릴 때 천재인 줄 알았던 두 아이가 성장하면서 지극히 평범함을 깨닫고 적당히 포기했다. 덕분에 아이도 부모도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바쁜 아침 시간염빨리 빨리”채근하던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졌고, 청유형이 아닌 명령조의 단어를 사용해 가끔은 거부반응을 보인다.

도서`엄마 반성문(이유남 저·Denstory)'은 고3 아들과 고2 딸이 엄마에 대한 저항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할 때, 코칭 공부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교사이자 엄마의 체험 삶의 현장이다.

“그동안 나는 부모가 아니었구나. 관리자이고 감시자이고 통치자였구나, 그것도 아주 무섭고 나쁜!”저자의 회한과 절절한 반성이 담겨 있는 한 마디는 부모로서 나를 돌아보게 한다. 부모의 삶보다 자식의 삶이 더 훌륭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으리라.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엄마는 아이와 한다는 대화가 고작 “숙제 했니? 준비물 챙겼니? 학원 갔다 왔니? 공부 다 했어?”라는 말이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 시간이 35초에 불과하다는 대화 부재의 현실을 말하면서 가족의 소통을 권고하기 위해 만든`대화'캠페인을 본 적 있다. 이에 반해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40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코칭형 부모의 기본으로 아이들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부모, 30분 이상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 부모, 아이가 말할 때 눈을 맞추고 공감해주어 아이가 신나게 말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모라고 말한다.

저자는 깊이 있는 코칭 공부와 아이의 다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노력으로 현재 자녀와의 관계가 회복되었고, 아이들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얼마 전에 들었던 혜민스님 강연이 생각난다. 자식은 두 종류로 나뉘는데, 전생에 부모가 자녀에게 빚을 지어 빚 받으러 온 사람, 부모에게 은혜 갚으러 온 사람이란다. 불효자와 효자의 차이로 치부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진정한 자식 사랑은 부모가 간섭하고, 부모 방식대로 양육하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는 자기 주도적 삶을 사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문제아는 없습니다. 문제 부모만 있을 뿐입니다.”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 저녁, 우리 아이에게“사랑해, 오늘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하면서 꼭 안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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