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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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7.11.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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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두 명의 젊은이가 있었다. 이들은 한 가지 행동에 대해 서로 논쟁을 하고 있었다. 논쟁의 핵심은 “기도할 때 담배를 피워도 되는가?”였다. 한 명은 피울 수 있다는 주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안 된다는 주장으로 갑론을박을 벌이는 중이었다.

도통 결론이 나지 않자 그들은 근처에 있는 성당을 찾아가 신부에게 질문하기로 했다. 먼저 한 청년이 물었다. “신부님 기도할 때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이 말을 들은 신부는 단칼에 “안 됩니다. 기도는 경건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질문한 청년이 “그것 봐 내 말이 맞잖아 기도할 때는 담배를 피울 수 없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청년이 말했다. “아니야 네가 질문을 잘못했어, 내가 다시 물어볼게, 신부님 담배 피울 때 기도하면 안 되나요?”그러자 신부가 대답했다. “됩니다. 기도는 아무 때나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오게 된다. 우리는 매일 매일 스스로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을 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 인생이 질문과 대답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질문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답을 기대하는 질문과 질문을 받는 사람의 실력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 또는 상대의 무식을 꾸짖는 질문도 있다. 그리고 이와는 또 다른 질문이 있다. 바로 수사학(修辭學)적 질문이다. “수사학적 질문은 즉답이나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즉 질문은 질문을 받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여 그 질문에 대한 의도를 깊이 묵상해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으려고 할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배철현, 인간의 위대한 질문 중에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사는가? 나는 내 인생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단순한 대답을 듣기 위한 질문을 던지는가? 아니면 상대방을 망신주고 곤란에 빠트리기 위한 질문만을 던지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 삶의 변화에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사학적 질문을 던지는가? 내가 하는 질문이 곧 내 인생의 크기이고 내 인생의 가치이며 내 인생의 의미이다. 내 입에서 나오는 무수한 질문의 합이 곧 나인 것이다.

요즘 가장 많은 질문과 가장 많은 대답이 오고 가는 자리가 있다. 바로 국정감사와 청문회 자리다. 국정감사와 청문회는 실상 질문과 대답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신하여 정부와 공무원들에게 질문한다. 그들의 질문의 종류와 질에 따라 국정 방향이 달라지고 감추어져 있던 추악한 것들이 드러나게 된다.

정치는 곧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참 정치인은 참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거짓된 정치인은 거짓된 질문만을 던진다. 괜히 목소리만 크게 소리 지르느라고 질문을 하지 않는 정치인, 대답은 듣지도 않고 자기 주장만 하는 정치인, 거짓과 음해만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있다. 이런 정치인들은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 그대여 자기 삶과 세상에 올바른 질문을 던져라, 그러면 반드시 인생의 올바른 답을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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