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의 가이드라인 로봇 0 법칙
인공지능시대의 가이드라인 로봇 0 법칙
  • 김태선 교사<충북과학고>
  • 승인 2017.11.08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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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김태선 교사

화학 전공 교수이자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SF 소설 `파운데이션'시리즈를 읽고 광적으로 아시모프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단단한 과학적 기반으로 이루어진 도화지 위에 상상력이라는 붓으로 그려내는 그의 독창적인 세계관은 내게 전율을 느끼게 했다. 그래서 연달아 아시모프의 또 다른 소설 `로봇'시리즈를 읽게 되었고, 인간의 불완전함과 미래 사회에 대한 아시모프의 우려를 느끼게 되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로봇 작동을 위한 세 가지 원리는 소설 속 제안임에도 오늘날 로봇윤리의 기준이 되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2) 첫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 위 두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원리를 소설 속에서 제안한 후에 아시모프는 그보다 더 우선하는 0번째 법칙을 추가하게 되는데 그것은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가하거나, 행동을 하지 않아 인류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0번째 법칙으로 추가된 것을 살펴보면 처음 세 가지 원리가 한 사람 한 사람 인간에게 이익이 되고 해를 끼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인간 한 명이 아닌 인류 전체 종족을 위해 로봇이 활용되어야 함을 피력하고 있다. 이는 논리적으로 상당한 개연성이 있으며 또한 철학적으로 유연해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앞두고 많은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아시모프의 로봇 0 법칙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요약하자면 인간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과 그럼에도 인간들의 집단지성을 믿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으며, 또 올바르게 가도록 하고자 하는 바람이 포함돼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AI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 택배시스템을 바꾸게 될 무인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심지어 미국 IBM사가 개발한 의료용 인공지능 왓슨은 그동안 축적된 의학 저널, 의학 문헌, 전문자료를 바탕으로 약 8초 만에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암 진료에서 의사와 왓슨의 처방이 엇갈리면 대부분의 환자가 왓슨을 따르겠다고 결정한다는 말도 들린다.

빠르게 발전해가는 과학계의 흐름은 삶을 윤택하게 하고 또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새 시대로 큰 물길의 흐름이 정해졌다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한 사회적,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그러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서 인류에게는 기본적인 과학적 소양이 필요하며`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가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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