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와 충주시민의 애증에 대해(1)
이시종 충북지사와 충주시민의 애증에 대해(1)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11.0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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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애증(愛憎)이란 사랑과 미움 또는 사랑과 증오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고, 애증관계란 애정과 미움이 내재된 미묘한 관계를 이른다.

주고받는데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서운함이 확대 재생산되는 그리하여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관계가 바로 애증관계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시종 지사와 충주시민들과의 관계이다.

주지하다시피 이시종 지사는 충주에서 나고 자란 충주산 도백으로, 충주시민들의 사랑과 성원으로 선거사에 길이 남을 7전 무패의 신화적 존재가 되었다.

그를 3선 충주시장으로 만든 이도 충주사람이요, 그를 재선 국회의원으로 만든 이도 충주사람이며, 그를 재선 충북도지사로 키운 사람 역시 충주시민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충주시민들이 이시종 지사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고, 충주시민에 대한 이 지사의 보은지정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 지사와 충주시민과의 관계에 불협화음이 노정되고 있어 세간의 주목을 끈다. 충주시민들은 이 지사가 충주를 위해 크게 기여해 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 서운하고 아니 괘씸하고, 이 지사는 충주를 위해 할 만큼 했는데 이를 몰라주니 야속하고 아니 답답한 그런 형국이다.

이처럼 이 지사에 대해 충주시민들이 느끼는 기대치에 대한 갭과 이 지사가 행하는 보은지정에 대한 갭의 차이가 상이하다 보니 곳곳에서 파열음이 생기고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난 9월 20일 충주에서 개최된 제98회 전국체전 개막식 때 이시종 지사의 환영사를 놓고 벌인 해프닝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지사가 충주시장과 충주시민들의 노고와 헌신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 없이 환영사를 끝내자 충주시민들이 그럴 수 있냐며 이 지사를 성토했다.

이 지사가 `위대한 충주시민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한마디 하고 끝냈더라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을 터인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TV를 보던 필자도 의아해 했으니 충주시민들은 오죽했으랴.

하여 근자에 개최된 2016년 충남체전과 2015년 강원체전 그리고 2014년 제주체전에서 했던 안희정·최문순· 원희룡 지사의 환영사를 검색해 보았다.

이들 3곳 모두 개최 도시에 대한 언급 없이 자도 자랑만 잔뜩 늘어놓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자기 지역에 온 내빈과 국내외 선수와 임원들을 환영하는 환영사로 기능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이 지사 역시 타도의 전례를 따랐고 충주시민들도 이해하리라 믿어 그리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이 지사에 대한 충주시민들의 애증과 충주지역의 정치지형을 감안하지 못한 사려 깊지 못한 설화였기 때문이다.

돈 안 들이고 점수 딸 수 있는 일에 분란을 자초했으니 이 지사와 보좌진의 실수라 아니할 수 없다.

전국체전을 충주로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도, 충주를 전국체전 개최 도시 반열에 올려놓은 이도, 스포츠인프라 구축을 위해 724억 원의 국·도비 지원을 이끌어 낸 이도 이시종 지사였는데 그런 공치사를 듣기는커녕 되레 충주를 홀대한 사람으로 매도되었으니 속된 말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일 것이다.

이 지사가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어 조길형 충주시장과 충주시민들에게 그간의 노고에 대하여 정중하게 고마움을 표했고, 폐막식 환송사에서 수차례 감사를 표함으로써 일단락되긴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고 말았다.

이 지사는 충주에코폴리스 조성사업을 중단해 충주시민들로부터 원성을 받은바 있다. 경제성이 없는 애물단지를 그럴듯하게 포장해 선거 때 까지 끌고 가지 않고 충주시민들에게 매 맞는 고육지책을 택한 그의 충정을 높이 평가한다.

아무튼 충주시민과 이시종 지사와의 애증관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시종 지사가 3선에 도전하던, 정부직을 꿰차고 중앙으로 올라가던, 아니면 지역의 큰 바위 얼굴로 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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