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와 마케팅
무예와 마케팅
  • 공진희 기자
  • 승인 2017.11.01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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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공진희 부장(진천주재)

소림사는 중국 하남성 숭산에 있는 사찰이다.

불타선사(佛陀禪師)라는 인도 승려가 북위 효문제의 명으로 495년 공사를 시작하며 창건됐다.

소림사라는 사명(寺名)은 숭산 소실봉(少室峰)의 숲(林)에 자리잡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소림사 하면 달마대사와 무술을 빼놓을 수가 없다.

527년 인도에서 소림사로 넘어 온 달마대사는 9년의 면벽수도 끝에 중국 선종(禪宗)의 일대 종사가 됐다.

달마는 면벽수도 후 허약해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다섯 가지 동물의 움직임을 본떠 신체수련을 했는데 그것이 소림무술로 이어졌다.

이소룡·성룡·이연걸 등이 소림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출연하며 이 무술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다.

1999년 경영학 석사(MBA) 출신 스융산 스님이 소림사 방장(큰 사찰의 주지)에 임명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다.

1년에 약 7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녀가고 5000여명의 수련생들이 무술을 연마하고 있으며 주위에 성행하고 있는 무술학교 수련생도 2만 명이 넘는다.

제1회 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이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진천군에서 열린다.

충북도, 진천군,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세계 무예의 조화`를 주제로 세계 33개국에서 선수단과 임원 1000여명이 참가를 확정했으며 관람객 2만여명이 발걸음을 할 것으로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다.

군단위 자치단체로는 드물게 국제급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전국적으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용무도, 합기도, 크라쉬, 무에타이, 연무·기록경기 등 6개 종목에서 세계의 청소년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게 되며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세계 청소년들이 우정을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된다.

지난 해 청주에서 열린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해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나타낸 반면 충북지역에서는 특히 관중 동원에 초점을 맞춰 찬반여론이 갈리고 있다.

이 논란의 와중에 2019년 제2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이 국제행사로 문체부 심의를 통과했다.

무예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잘 선정했고 발전 가능성이 많으며 무예산업 인프라구축, 무예산업육성 등 관련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다.

소림사가 해마다 700만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다.

청소년 무예라는 블루오션을 선점한 진천군은 화랑무예의 상징인 김유신 탄생지와 함께 세계 최대 첨단을 자랑하는 진천선수촌이 위치해 있다.

전통과 첨단을 절묘하게 엮어내는 마케팅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나아갈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열매를 지역민들과 함께 나눌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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