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절실하고 소중한 가치
더 절실하고 소중한 가치
  • 박숙희<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7.10.2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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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정유년 10월,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쉰한 번째 이야기는 무업국사(無業國師)의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각성 스님의 `직지' 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무업 국사가 제자 혜음 등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마음이 큰 허공과 더불어 수명이 같아서 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일체의 경계가 본래 일지 못하여 곧 경계에 미혹함이 된다. 한번 경계에 미혹함이 됨에 유전하는 것이 다함이 없음이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심성은 본래 스스로 있는 것이요. 조작으로 된 것 아닌 것이 마치 금강과 같아서 저해하거나 파괴할 수 없다. 일체의 모든 법이 그림자와 같아서 저해하거나 파괴할 수 없고, 일체의 모든 법이 그림자와 같고 꿈과 같아서 정실(貞實)함이 없다. 그러므로 《법화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오직 한 사실만이 진실함이 있고 그 밖의 둘은 곧 진실이 아니라'고 하셨느니라. 항상 일체가 공한 도리를 알아서 한 법도 감정에 해당하는 것 없는 것이 부처님이 마음을 쓰는 곳이니 너희들은 부지런히 행하라.”는 말씀을 마치시고 열반에 드셨다.

세계는 수천만 번 성주양공(成住壤空)해서 천지개벽이 되어도 허공은 그대로 있다는 것. 우리들의 견문각지인 마음자리도 그 허공과 수명이 같아서 불생불멸이란다. 일체 경계는 본래 스스로 비고 고요해서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는 것 아니겠는가.

심성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 있는 본유(本有), 天然· 天眞·面目. 즉 人爲적인 것은 거짓 같은 것, 사람이 조작으로 만든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겠다. 그래서 마음자리라는 것은 불로 태워도 타지 않고 물에 빠뜨려도 젖지 않고 칼로 베어도 베이지 않는단다.

방 거사(龐居士)는 다음과 같은 법문을 하셨단다. `다만 모든 있는 바를 비우기를 바랄지언정/ 간절히 모든 없는 바를 진실로 여기지 말라.′ 있는 바가 본래 없는 것이니까 있는 것을 있다고 고집하지 말고 또 없는 것에도 떨어져서 없는 것에 뭔가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겠다.

한 법도 감정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고 하나의 법도 마음속에 두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생각에 두는 것은 부정(富情)이고 하나의 법도 생각에 두지 않는 것은 부부정(不富情)이니 마음 생각에 걸려 있지 않다는 것이겠다.

`오직 한 사실만이 진실함이 있고 그 밖의 둘은 곧 진실이 아니라'는 것처럼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독립투쟁보다 번영의 현대사와 동맹의 가치가 더 소중하고 절실하지 않은지에 관하여. `왜'라는 의문을 던져 크게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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