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게 가장 힘들다
없는 게 가장 힘들다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7.10.26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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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아는 목사님께 들은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사님의 딸이 목사님께 물었답니다. “아빠~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뭔지 알아~?” 딸에게 듣는 질문에 목사님은 혹시나 목사인 나를 시험 하는 건 아닌지 하는 마음에 진지하게 답하셨답니다. “그건 원수를 사랑하는 거지~!” 그랬더니 딸이 “에이 아니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대머리에 삔 꼽는 거예요~!”

들으면서 박장대소했던 짧은 이야기가 울림이 되어 돌아오는 가을날입니다.

사실 대머리에 삔 꼽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유는 머리카락이 없기 때문이고 이 사실은 우리가 모두 다 알고 있는 너무나 단순한 사실입니다. 그랬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내 안에 그 원수를 넉넉하게 끌어안고 사랑할만한 그 사랑이 없기 때문이며 그 사랑의 주체인 하나님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믿음으로 살며 복음을 외치지만 믿음과 복음의 주체인 예수님이 없기에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사는 건 아닌지를 돌아봅니다.

에구구~ 그렇습니다.

돈이 없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저도 조금은 압니다.

건강이 없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저도 조금은 압니다.

스펙이 없는 게 얼마나 주눅이 드는 일인지를 저도 조금은 압니다.

능력이 없는 게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를 저도 조금은 압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여지고 만져지고 하는 것들이 없어서 불편하고 힘든 줄은 알았어도 우리 안에 정말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 없어서 괴로워는 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스승이 있되 그 마음에 존경심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부모가 있되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친구가 있되 그 마음을 나누는 우애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이 되었고 경제나 정치나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들 하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게 없어서 용서도 화해도 사랑도 없는 그러한 세상에서 사니 당연히 사는 게 가난하고 밥을 굶고 살았던 그 예전보다 힘들어지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딤후1:7)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마음들을 다 잃어버리고 하나님조차 잃어버린 지금 우리 안에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무엇이 없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기에 더욱더 힘든 삶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없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 안에 진짜 있어야 할 하나님이 안 계시니 이해나 배려나 용서나 사랑은 당연히 없어 지금의 우리 모습들을 보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진짜 내 안에 없는 게 무엇인지를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진리요 생명 되신 예수님으로 내 안에 가장 중요한 그것부터 찾아 회복하는 귀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요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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