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날엔 스카프를 둘러볼까
10월 마지막 날엔 스카프를 둘러볼까
  • 이수경<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 승인 2017.10.25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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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이수경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10월이 되면 어느 곳에 서인지는 몰라도 흘러나오고 흥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소복이 쌓여가는 잎새를 보며 쌓여가는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떨어지는 잎새를 보며 허전함도 느끼고, 마지막 메마른 나뭇가지에 남아 힘없이 달랑거리는 잎새를 보며 세상풍파에 휩싸여 떨어질까 불안해 안간힘을 쓰며 매달려 있는 자신을 투영한다면 분명히 아닌척해도 많이 힘들고 지치고 외로운 것이다.

이렇게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해봐도 만남이 외로움을 더 부추기거나 그조차도 만날 누군가가 없다면 초라하게 위축되지 말고 누군가가 어깨에 둘러주는 손길 대신 나만에 빛깔을 닮은 스카프로 따뜻하게 어깨를 감싸보자.

원래 스카프는 1920년대 군인들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프린트 된 손수건에서 비롯됐다. 옷의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스카프의 종류도 다양한데 정사각형 스카프는 정장 위에 크게 접어 어깨를 감싸듯이 두를 때 사용하고 손수건 크기의 미니 스카프는 캐주얼한 옷이나 진 소재 옷에 어울린다.

실크스카프는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면스카프는 겸손하면서도 수수한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을 때 두른다.

의상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스카프인 만큼 문양이 다소 화려한 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인데, 의상과 같은 색상이나 질감의 제품을 선택하면 차분해 보이고 대조되는 색상을 고르면 화려한 인상을 준다.

얼굴이 작은 사람은 옅은 색상을 고르는 것이 좋고, 크고 검은 사람은 짙은 색상의 스카프가 잘 어울린다. 클래식한 정장에는 실크나 나염류를, 여성미를 강조하려면 속이 비치고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를 고르도록 한다. 목이 드러나는 옷이나 심플한 정장에는 롱스카프를 늘어뜨리는 것이 좋다. 은은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원할 때는 옅은 색상에 잔잔한 무늬나 물방울무늬가 어울리고, 화사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는 짙은 색 바탕에 꽃이나 전통 문장이 가미된 것을 고르면 좋다. 줄무늬나 체크무늬는 활기찬 느낌을 준다. 캐주얼한 옷을 입을 때는 바이어스 단으로 접어 머리띠처럼 머리에 두르는 방법도 있다. 화이트 셔츠의 경우 매니쉬한 분위기로 스카프를 넥타이처럼 매는 방법이 가장 깔끔해 보인다.

기장이 긴 롱 스카프를 활용해 두 번 감아 길게 매는 방법은 로맨틱한 연출법으로 적당하다. 원피스에는 포인트를 주기 위해 사각 스카프를 어깨 한쪽에 넓게 두르고 리본형으로 묶는 방법과 어깨를 감싸면서 앞에서 묶어주는 게 어울린다.

날이 추워지고 계절이 깊어갈수록 풍요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은 서늘해져만 간다.

어느 단편소설이 떠오른다.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 죽을 날만을 기다리며, 창밖에 있는 잎새가 다 떨어지면 자기도 죽을 거라고 말하는 소녀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같은 집에 살던 나이들은 화가는 창 밖 담장에 잎새 하나를 그려놓고, 비바람에도 잎새 하나가 필사적으로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며(사실은 노화가가 그린 그림) 소녀가 삶에 대한 희망을 찾는다는 O 헨리의 마지막 잎새 이야기처럼 계절이 서늘해져 갈수록 힘들어 지쳐가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 따뜻한 세상이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살갗이 서늘해지는 바람에 마음까지 서늘하게 만들어 버리지 않게 예쁜 스카프로 단단히 동여매 보자. 10월의 마지막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매는 커플 스카프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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