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미래해양과학관이 충북에 있어야 하는 이유
국립 미래해양과학관이 충북에 있어야 하는 이유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10.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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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바다 없는 충북에 거센 파도가 친다. 바다를 갖고자 하는 충북인들의 소망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어서다. 아니 쓰나미가 될 정도로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지 않은 대한민국 유일의 내륙도 충북에서 웬 뜬금없는 바다타령 파도 타령을 하냐고 어리둥절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해양관련 시설은 항구도시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분들에게는 생뚱맞을 수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결코 괜한 바다 타령이 아니다. 충북도 바다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정부가 충북인들의 그런 권리와 요구에 답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바다가 다름 아닌 가칭 `국립 미래해양과학관'이다.

보라. 파도 소리를 콘셉트로 한 중생대 암모나이트 건축물로 지어질 미래해양과학관에는 4D 기능을 갖춘 해양기후·생태관과 인공 파도와 심해 잠수정을 체험하는 해저체험관, 3개 복합 영상을 구현하는 해양어드벤처관 등이 들어선다면 그게 바로 바다요 파도가 아니겠는가.

준비 부족으로 한 차례 고배를 마신바 있는 충북도가 19일 도청 회의실에서 가칭 미래해양과학관 건립사업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사업계획 점검과 예비타당성 재조사 신청 일정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캐나다 몬트리올 천문관과 미국 로즈센터 지구우주관 영상을 업그레이드한 입체 해양 영상물을 360도 스크린 돔에서 볼 수 있는 영상관 건립 구상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고, 오송첨단복합단지의 바이오산업과 연계한 해양바이오관과 함께 해양로봇관 등 6개 전시관도 갖추고, 어린이들에게 해양 동물을 만져 보고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장도 갖추기로 했다. 충북도는 중간보고회에서 제시된 구상을 토대로 이달 중 최종보고서를 만들고 명칭공모를 통해 미래해양과학관의 명칭을 확정한 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충북도가 이처럼 기존 해양문화체험시설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재무장하고 다음 달 중에 `미래해양과학관 범도민 유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서까지 미래해양과학관을 유치코자 하는 데는 그만한 당위성이 있어서이다.

국립해양시설이 충북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양관련 시설이 전무한 곳이 충북이다. 정부수립 후 70년 동안 국가 해양정책에서 완전히 소외되었기에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때가 되었다.

둘째, 해양과학관은 공공재이다. 고로 전 국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곳에 건립되어야 한다. 충북은 국토 중심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철도·고속도로)의 X축에 있어 최적지이다.

셋째, 해양과학관이 해변도시에만 있을 이유가 없다. 국립해양박물관 등이 이미 그곳에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희귀 해양동물들과 관련자료들을 해외 각지에서 수집해 와야 하니 굳이 바닷가에 있을 필요가 없다. 바닷가 사람들보다 오히려 내륙 쪽 사람들이 해양과학에 호기심과 관심이 많아 구매력 면에서도 내륙이 높기 때문이다.

넷째, 충북은 이미 청주국제공항에 인접한 공공용지(청주시 주중동 밀레니움타운)를 마련해 놓았고, 내국인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관광객 몰이에 용이하다.

다섯째, 내륙인 충북에 해양과학관을 설칟운영하는 게 정부가 설정한 세계를 주도하는 해양선진강국 실현에 더 부합한다. 상징성이 자못 크기 때문이다.

끝으로 무엇보다 더 큰 이유는 162만 도민들의 간절함이다. 국가 해양정책에 완전히 소외된 충북도민들의 상실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아무튼 바다 없는 충북도가 바다를 테마로 하는 국립해양과학관을 갖는다는 것은 여간 큰 축복이 아니다. 하여 충북도와 청주시의 주도면밀한 추진과 해양수산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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